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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 강 대치 끝날까…출구전략 기대감 커지는 의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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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75회 작성일 24-04-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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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 온오프라인 강의 시작에도 저조한 참여율로 유급 우려
부산 50대 심장질환자, 울산 이송 후 숨지는 등 환자 불안은 가중

강 대 강 대치 끝날까…출구전략 기대감 커지는 의료 현장

전국종합=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며 장기간 의정 갈등을 겪은 의료 현장에서는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온 정부 태도가 달라져 하루빨리 출구전략이 마련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환자 불편은 가중되고 있으며 대학들은 상황에 따라 온오프라인 강의를 시작했으나, 대면 수업의 경우 학생 참여가 저조해 유급 처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수업 재개했지만 출석률 저조…온라인 강의 반발 기류도 확산

경기 성남 가천대 의대는 지난 1일부터 온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했지만, 재학생 250명 중 수업 참여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의대생들에게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며 학교로 돌아오라고 호소문을 올렸으나 수업 불참은 계속되고 있다.

인하대 의대는 재학생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연 학기제 운용 방침을 세우고 오는 29일부터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충북대 의대 의예과·본과는 각각 지난달 4일과 25일 개강했다.

의대생 305명3월 1일 기준 의예과 94명·본과 211명 중 80% 이상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황에서 대학 측은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의예과와 본과 1, 2학년 학생들의 수업을 비대면 동영상 강의로 전환했다.

대면 수업을 유지하고 있는 본과 3, 4학년 학생들의 경우 이번 학기 수업일수의 4분의 1 이상 결석할 시 학칙상 올해 말 유급 처리된다는 게 대학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학 측은 유급을 막기 위해 이들에게도 비대면 수업을 허용해달라는 일부 교수들의 요청을 접수하고 동영상 강의 커리큘럼을 검토 중이다.

건양대·을지대·충남대 등 대전지역 의대들은 대규모 유급 사태를 피하기 위해 수업을 연기하는 한편 하계 방학을 줄이는 등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충남대의 경우 예과 1학년을 제외한 565명 중 535명약 95%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로 대부분 출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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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과 2학년의 경우 오는 15일까지 수업에 나오지 않으면 유급 처리된다.

경북대는 예과와 본과 1∼2년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으며 영남대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도 오는 15일부터 중단했던 수업을 정상화할 방침이다.

학생 240명 중 197명이 휴학계를 제출해 개강을 연기해온 울산대 의대는 오는 15일 개강 방침을 교육부에 보고했다.

다만 학생들의 수업 동참 여부에 따라 추가 연기 가능성이 있어, 의과대학 학장이 15일 학생 대표를 만나 학생들의 복귀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북대 의대는 애초 개강일2월 26일 이후 여러 차례 개강을 미루다가 지난 8일부터 수업을 시작했지만, 출석률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구체적 출석 인원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타 대학과 사정이 비슷하다"고 에둘러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전북대 의대는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 673명 중 96%인 650명이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집단 휴학에 돌입한 상태다.

제주대 의대는 지난달 18일 개강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재학생 248명 중 187명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낸 상황에서 수업 참여율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업이 재개됐음에도 이처럼 학생들이 계속 참여를 거부할 경우 집단 유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대학 측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선 의대 교육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충북대 의대 한 교수는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동영상 강의만 듣고 학위를 취득하게 하는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식물인간에 억지로 산소호흡기를 달아놓은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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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없다" 병원 10곳 거절당해…가중되는 환자 불편

의료 공백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불편과 우려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12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6시 13분께 부산 동구 좌천동 한 주차장에서 50대 남성 A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A씨를 태운 구급차는 응급실이 있는 부산 주요 대형 병원 10여 곳에 문의했지만, "의사가 없다", "진료가 불가능하다" 등 응급실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119 신고 45분여 만인 오전 7시께 부산 수영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응급수술이 필요한 급성 대동맥박리를 진단받았다.

대동맥박리는 긴급 수술을 받아도 환자가 사망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그러나 해당 병원은 급성 대동맥박리 수술이 불가능했고, 이송할 곳을 찾지 못한 A씨는 결국 이 병원에서 50㎞ 이상 떨어진 울산의 한 병원에 오전 10시 30분께 도착해 응급 수술을 받았다.

A씨는 10시간의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1일 숨졌다.

유족들은 전공의 집단사직 영향이 있는지 밝혀달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해당 내용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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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보고했다"며 "이 사안이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중대 피해 사례인지는 중수본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사는 A씨는 최근 뇌동맥류 의심 소견을 받아 이달 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관련 검진을 받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며칠 전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언제 자신의 차례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2차 병원을 수소문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요새 부쩍 컨디션이 안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예정된 검진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기 소식을 들으니 너무 우울하다"며 "온라인 카페 등에서 다른 환자들과 소통하며 진료받을 수 있는 다른 병원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초등생 자녀의 천식으로 인해 수년째 강원 한 대학병원에 다니는 40대 A씨는 최근 대학병원을 찾았다가 "다음 진료는 10월에 보자"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전까지 2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았던 A씨는 "처음에는 7월칠월을 10월시월로 잘못 말씀하신 줄 알았다"며 "날짜를 보니 10월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렇다 할 대꾸도 하지 못한 채 만약에 상태가 안 좋으면 응급실을 찾아라는 당부까지 듣고서는 결국 6개월 치 약만 한 보따리 들고 귀가했다.

그는 "주변 지인은 서울에 있는 병원을 찾았다가 어떤 환자가 왜 진료를 안 봐주냐며 드러누워 난동 피우는 모습을 봤다더라"며 "환자도, 의료진도 스트레스가 극도로 쌓여 있는 듯해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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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입장 변화 기대 고조…"타협해 출구전략 마련해야"

대학병원들은 총선 결과 여당이 패배하면서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정부의 완고한 입장이 완화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순천향대천안병원 관계자는 "환자는 줄어들고 교수는 지쳐가는 이 상황이 다들 힘들어서 빨리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정부가 바로 두손 들고 포기할 것 같지도 않고, 국가 정책을 급격히 유턴시키기도 쉽지 않지 않겠느냐"면서 "이런 과정에 시간만 흘러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원 의료계는 내주 초 발표하기로 한 대통령의 총선 입장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한 대통령 발언에 따라 집단행동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지역 병원 의사들 사이에서는 여권 총선 패배 이후 의대 정원 증원 강행 동력이 어느 정도 상실되지 않겠냐고 내다보며, 정부와 의사 양측이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4월 말 의대생 유급 마지노선이 다가오고, 이번 달을 지나면 전공의 수련일수를 사실상 올해 채울 수 없게 돼 전공의 이탈로 인한 진료 차질 파장이 향후 4∼5년간 이어질 것을 병원 측은 우려하고 있다.

전공의 이탈사태 장기화로 병원 운영이 한계에 다다른 것도 조속한 협상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광주지역에서도 총선이 끝난 만큼 정부와 협상에 적극 나서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광주 한 상급종합병원 의사는 "의사들 사이에서 총선이 끝난 만큼 서로 타협해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의사 단체들은 정부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정부도 유예나 증원 규모 축소 등 더 진전된 중재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장지현 정경재 박성제 형민우 백나용 김상연 이성민 강태현 김솔 박세진 박주영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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