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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시댁 갔으니 추석은 친정" 명절 풍경 바꾼 MZ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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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회 작성일 23-09-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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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모37씨는 이번 추석에 시댁에 가지 않는다. 친정에 사흘간 머물면서 음식을 만들고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남편41은 며칠 전 혼자 세종시에 있는 본가에 다녀왔고, 추석 연휴엔 처가에 가지 않는다. 이런 식의 ‘셀프 명절 쇠기’를 한지 약 10년 됐다. 양가 어른들과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시부모는 굳이 명절 때 아들 부부가 올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 오히려 명절 때 여행가는 걸 즐긴다. 이씨는 “시부모님은 이번 추석 연휴 때 아버님 고향인 경남 밀양에 가셔서 형제들과 보내신다”며 “각자 명절 쇠기가 우리 집의 문화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교사 신모35씨는 최근 대구의 시부모에게 “추석 때 안 가고 다른 날에 가겠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 다녀온 데다 명절에 차가 막히는 게 싫어서 이번에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 신씨는 “남편도 부모님이 서운해하니 대구에 가자고 말하지 않고, 나도 친정경기도 분당에 가자고 권하지 않는다”며 “갈등을 피하기 위한 묘수가 ‘셀프 효도’ 아니겠나”라고 했다.

명절에 ‘남편 집→아내 집’으로 가던 관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종전에는 며느리들이 시댁에 가서 음식을 준비하고, 제사상 차리고, 손님 대접하는 것을 당연한 문화로 여겼다. 그로 인한 가정 내 불화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이런 관습을 거부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달라지는 모습은 다양하다. 이모36씨는 “명절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어느 집에 먼저 갈지를 두고 남편과 다투지 않는다.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잠깐 들렀다만 오는 경우가 많다. 시댁에 가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안마기에서 안마를 받다가 돌아온다. 추석에는 주로 여행을 간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시댁전북 군산에 가는 걸 힘들어하니까 남편이 100만원을 준다”고 전했다.

이런 부부들은 ‘공평한 명절’을 강조한다. 40대 공무원 임모씨는 명절마다 양가에 머무는 시간이 비슷하다. 추석 당일엔 본가에서 지내고, 전날과 다음날은 처가에서 보낸다. 직장인 오모33씨는 “명절에는 우리 집에서 하룻밤 잔다. 대신 평소에 충청도에 있는 처가에서 두어 차례 1박 2일 머물며 농사일을 거든다. 그러면 공평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60세 전후인 베이비부머1955~63년생 세대의 변화도 눈에 띈다. ‘관례’라는 이름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위나 며느리 눈치도 많이 본다. 지난 7월 결혼한 이모33씨는 “시댁충남 보령에 가는 게 부담스럽고 긴장되는데, 시부모님이 올 추석엔 오고 내년 설엔 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다.

김옥녀 숙명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시댁 행=희생’이라고 여기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같이 교육받고 능력이 비슷한데 왜 나만 희생해야 하느냐고 여긴다”며 “젊은 부부들이 개인주의에 매우 익숙하다 보니 추석과 설에 남편 집과 아내 집에 번갈아 가는 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 부모들도 앞선 세대보다 자신들의 삶을 중시한다. 자식 부부가 오면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다”며 “앞으로 명절의 ‘분리 경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채혜선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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