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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날 예비 네쌍둥이 엄마, 아빠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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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3-10-10 06:07 조회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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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으로 네쌍둥이 임신…선택 유산 권고 받아 "아이 생사 부모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어 기회 주기로" 건강상 위험, 제도의 한계와 경제적 부담 등 난관 많아 어려운 결정과 버팀의 이유,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한 존재"

네쌍둥이 초음파 사진. A부부 제공네쌍둥이 초음파 사진. A부부 제공

합계 출산율 0.78명인 지금의 대한민국.
결혼 기피 현상과 함께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

자녀가 둘 이상인 가정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인구 절벽 위기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중한 생명과 가족의 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부모가 있다.

네쌍둥이를 품고 있는, 장차 다섯 자녀의 보호자가 될 A부부.

대구에 사는 A부부는 2016년 결혼해 4년 8개월 만에 첫째 아들을 출산했다. 인공수정으로 어렵게 생긴 아이였다. 그리고 여느 요즘 부부들처럼 하나 키우기에 바빴다.

그러던 중 첫째가 18개월에 접어들면서 둘째 출산을 결심했다. 육아의 고통과 엄마의 커리어 단절이 걱정됐지만 방긋 웃는 첫째의 미소는 둘째를 낳고 싶게 했다.

첫째도 자연임신이 어려웠기에 둘째 역시 인공수정에 도전했다. 그리고 2주 뒤 피 검사를 한 결과, 쌍둥이일 확률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담이 없진 않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설레고 들떴다.

그리고 일주일 뒤, 병원에선 아기집이 네 개라고 얘기했다. 네쌍둥이를 품게 된 것. 국내에서 네쌍둥이를 임신해 무사히 출산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아이 중 일부가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부부는 몇 주 뒤 선택유산 권고까지 받았다.

부부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졸지에 첫째까지 총 5명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우면서도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의 생사를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에 미안함을 느꼈다. "시술을 하게 되면 8주차에 하는데 8주차면 초음파상 귀여운 젤리곰처럼 보일 때다.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내는 담담하게 당시의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네쌍둥이 초음파 사진. A부부 제공네쌍둥이 초음파 사진. A부부 제공

마음을 굳게 먹은 엄마지만, 당연히 단태아 산모보다는 더 힘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 현재 임신 22주차인 엄마는 한 달 전쯤, 갑자기 양수가 터진 뒤로 계속 양수가 조금씩 새기 시작했다. 대구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최근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 상태를 지켜보는 중이다.

고위험산모치료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지내는 엄마는 외롭고 힘들지만 아이들을 위해 힘을 내고 있다. 한 아이에게 위기가 있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넷 모두 잘 버텨주고 있는 상황. 엄마는 스스로를 다잡으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최소 30주까지는 버텨야 할텐데 벌써 다태아 산모보다 배가 훨씬 부르고 숨이 차니 막연하게 두렵다. 두 돌이 갓 지난 첫째도 눈에 밟힌다"고 말하기도 했다.

출산 후 보육 걱정 역시 A부부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문제다. 신생아 네 명을 동시에 키우기가 쉽지 않을 것은 자명하기 때문.

앞서 지난 4월, 경기도 과천에서 네쌍둥이를 출산한 부부가 산후도우미산모 건강관리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졌었다. 현 제도상 세쌍둥이 이상 가정은 2명의 산후도우미만 지원받을 수 있어, 산후도우미들이 네쌍둥이 가정에 배정되는 것을 기피한다는 것. 정부가 내년부터 네쌍둥이의 경우 최대 네 명의 산후도우미를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다둥이 가정 기피 현상이 유지될까 부부는 우려스럽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 서비스인 아이돌보미 역시 전적으로 의지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다둥이는 기피 대상이고 자부담금도 상당하기 때문. 그나마 올해부터 부모급여가 지급되는 것은 다행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부부가 속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사회와 주변의 도움없이 부모의 힘으로만 네쌍둥이를 낳아 키우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현재 제도상으로는 지원에 한계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외벌이인 이 가정의 경우 경제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병원 진료비만으로도 이미 버거운 상황. 정부가 지원하는 임신·출산 진료시 바우처는 다태아의 경우 140만원만 지원된다. 내년부터는 태아당 100만원으로 확대된다고 하는데 A부부에게 소급 적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 출산까지 최소 약 8주가 남았지만 바우처는 모두 소진된 상태. 유모차, 카시트, 젖병 등 육아용품도 모두 네 개씩 준비해야 하니 부부의 걱정도 클 수밖에 없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부부가 힘을 내는 이유는 단 하나. 어렵게 찾아와준 소중한 네 생명들이 버팀의 이유이자 목적이다. "아이들은 태어나 처음으로 생긴, 나 자신보다 소중한 존재다. 상황이 힘들다고 해서 제 안에서 심장이 뛰고 있는 아이들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엄마는 말했다.

아빠는 네쌍둥이 모두 무사히 세상에 나오길 기도하며 "기쁨으로 다가온 우리 말/랑/콩/떡/이들.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잘 이겨 내주고 있어줘서 고맙고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만나자"고 인사를 남겼다.

엄마는 "처음부터 기뻐하고 환영해주지 못해 미안해. 너희는 엄마가 받은 가장 특별한 선물이야. 건강히 만나자"고 아이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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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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