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충북 보은군 청주-영덕고속도로 영덕 방향 수리티 터널에서 버스가 15인승 승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진 가운데, 이 사고는 버스기사가 운전 중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다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충북 보은경찰서에 따르면 사고 후 입원 치료를 받았던 버스 운전기사 A 씨59는 최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문자를 확인하느라 잠시 휴대전화를 본 사이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가 몰던 버스는 편도 2차로 1차선을 달리고 있었는데, 앞서가던 대형트럭이 차량 정체를 피해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자 그 앞에 있던 15인승 승합차를 그대로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휴대전화를 보다가 차량이 정체된 것을 모르고 그대로 앞에 있던 차를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버스 블랙박스를 도로교통공단에 맡겨 분석을 의뢰했다.
공단은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사고 당시 버스의 속력과 A 씨가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경찰은 터널 내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당시 버스가 속력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승합차를 들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수리티 터널에서 A 씨가 몰던 고속버스가 앞서가던 15인승 승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1명 중 맨 뒤 좌석에 타고 있던 3명과 그 앞좌석에 타고 있던 1명이 사망했으며, 다른 7명은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모두 은퇴를 한두 해 앞두고 있던 50·60대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주말 나들이를 가던 도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26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던 버스에선 기사 A 씨와 승객 1명이 크게 다쳤다.
한편,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공단 결과가 나오는 대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버스 블랙박스에 대한 도로교통공단의 분석 결과는 약 2주 후 나올 예정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