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결혼 후 첫 시댁 방문에 식사를 하고 왔다며 시어머니에게 훈계를 받은 며느리의 사연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제가 시어머니를 무시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결혼 후 첫 시댁을 방문하게 됐다. 시댁은 전라도 광주였고 A씨의 신혼집은 인천이이어서 꽤 거리가 있었다.
A씨는 "남편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저녁에 출발하게 됐다. 저녁도 못 먹고 저녁 8시쯤 출발했다"며 "열두 시는 돼야 도착하는 상황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다가 너무 배고파서 근처에서 밥 좀 먹고 가는 게 어떠냐 어차피 늦어서 어머님 아버님은 주무실 테고 밥 먹고 조용히 들어가서 자고 아침에 인사드리는게 낫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며 "남편도 그러자 해서 가는 길에 국밥을 먹고 새벽 1시가 다 돼서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A씨 부부는 집에 도착해 조용히 들어가려고 했으나 시어머니는 불을 다 켠 채 밥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A씨는 "미리 밥 차려 놓겠다 기다리겠다는 말이 없으셨고 출발 전 열두 시쯤 도착하니까 먼저 주무시라고 남편이 전화했다"며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A씨 시어머니는 부부를 향해 "아들이 먼 길 운전해서 오는데 어떤 부모가 발 뻗고 자고 있겠냐"며 "얼른 밥 먹어라"고 했다.
A씨의 남편은 "우리 밥 먹고 왔다. 어차피 늦기도 했고 엄마 연락 없길래 자는 줄 알고 국밥 먹고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국밥을 누가 먹자 했냐고 집요하게 캐물었고, A씨가 "배가 고파서 먹자고 했다. 어머니 주무시는데 깨실 것 같다"라고 말하자 시어머니는 화를 내기 시작했다.
시어머니는 "아들이 오랜만에 와서 정성스럽게 음식 준비한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밖에서 밥 먹고 가자는 말 못한다"며 "니네 엄마가 밥 차려놓고 기다리는데 남편이 밖에서 밥 먹고 가자고 하면 너는 기분이 어떻겠냐? 내 아들이 거절을 못 해서 그렇지 집밥이 얼마나 먹고싶었겠냐"라고 며느리 A씨를 나무랐다.
이에 A씨는 "어머니 니네 엄마라는 말은 좀 삼가해달라. 그렇게까지는 생각을 못 했다. 기분 상하셨으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어른한테 삼가하라 말라 말하는 거 아니다"라며 훈계를 시작했고, 남편도 "엄마가 말씀하는데 말 끊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시어머니를 거들기 시작했다.
결국 A씨는 남편과의 다툼도 시작됐고 자리를 박차고 차를 끌고 집에서 나와버렸다. 그러면서 "남편은 자기 어머니에게 사과 안 하면 나와 같이 못 산다고 한다. 누가 할 소린지 모르겠다. 충고도 지적도 다 좋다. 이해가 안 가는 이 상황에 대해 의견을 좀 묻고 싶다"라고 누리꾼들의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은 "아들 며느리가 자정까지 쫄쫄 굶고 운전해서 오라는 게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니네 엄마? 라는 표현은 굉장히 잘못됐다. 또 자기 엄마에게 사과하라는 말을 하는 남편이라면 그냥 정리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시어머니의 상식 밖의 행동이네요. 아니면 아들에 대한 집착인 듯. 새벽 1시에 밥 차려달라는 게 더 예의 없는 것 아닐지. 사실 아들과 엄마가 둘 다 똑같네요"라며 A씨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그 나이의 부모님이 자식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밥 먹이는 거뿐입니다. 조금 헤아려드리면서 식사를 했더라도 먹는 척이라도 해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삼가하라는 말이 어른이 듣기에 언짢으실 수 있습니다", "어렵게 식사준비 해놓으셨는데 밥을 먹고 들어갈 거면 미리 연락이라도 해줬어야죠. 그리고 굳이 대화하다가 새벽에 차를 갖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버렸어야 했을까요? 대처가 아쉽네요" 등 A씨를 지적하는 반응들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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