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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체불명 검은 가루 습격에 마을 쑥대밭…신고했지만 7주째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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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7회 작성일 23-12-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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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올여름부터 마을 곳곳 들러붙어 주민 고통
연관 의심 업체에 분석 떠넘긴 금강환경청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 주민 거센 반발
[단독] 정체불명 검은 가루 습격에 마을 쑥대밭…신고했지만 7주째 감감무소식

“정부나 지자체에 민원을 넣고 신고를 해도 바뀌는 게 없으니 주민들만 점차 고립되는 느낌입니다.”

지난달 말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에서 만난 이영우59 이장이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의 손에는 방독면이 들려 있었다. 올해 여름부터 정체불명의 검은 가루가 마을을 뒤덮기 시작했고, 얼마 뒤 방독면이 지급됐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검은 물질의 정체가 뭔지 밝혀달라고 서산시에 요청했지만 7주째 감감무소식이다.

1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화곡리 마을에서 검은 가루들이 본격적으로 발견된 건 8월 초다. 이 마을은 50여 개의 석유화학 관련 기업이 입주해 있는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불과 1.5㎞ 떨어져 있다. 바깥에 흰 빨래를 널지 않는 게 일상이 된 지 오래된 동네다. 그러나 최근 목격된 검은 가루는 그동안의 오염 물질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주민들은 호소한다. 커피 가루 크기의 알갱이가 분진 형태로 바람에 실려와 냄새와 끈적임은 없지만 논과 밭은 물론 건물 옥상과 벽,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지붕까지 덕지덕지 붙어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만져보니 자동차 배기구나 엔진 등에 흡착된 찌꺼기 같은 느낌으로 기름이 약간 묻어났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지난달 초 서산시 환경과에 신고를 했고, 서산시는 금강유역환경청에 조사를 의뢰했다. 금강유역환경청금강환경청은 금강유역 지정폐기물이나 유해화학물질을 관리하는 환경부 산하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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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가까이 지나도록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을 더욱 황당하게 한 건 금강환경청의 대응이다.

금강환경청 조사반은 11월 초에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해 있는 카본블랙 생산업체 A사와 함께 마을을 찾았다. 카본블랙은 타이어와 같은 고무의 탄성을 강화하는 착색제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카본블랙에 불순물로 포함돼 있는 다핵방향족탄화수소 중 일부 화합물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정체불명의 검은 가루가 A사와 연관 있다는 의심을 품고 있는데 금강환경청이 이 회사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온 것이다.

더구나 주민들에 따르면 금강환경청은 토양 시료만 가져갔고 검은 가루는 A사가 수거해갔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란 반발이 나오는 배경이다. 본보가 검은 가루의 성분 분석을 직접 하지 않고 A사에 맡긴 이유를 물었지만 금강환경청은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여러 차례 질의하자 “앞으로 우리금강환경청가 직접 분석할 수도 있다”고만 답했다. A사 측에 가루 수거 및 분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회피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사 방식으로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주민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은 “검은 물질이 카본블랙과 관련 있는지 밝히려면 금강환경청이 직접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을 하면 된다”며 “시료를 다시 채취해 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검은 물질이 마을에 퍼져 문제가 될 거란 걸 A사가 이미 예측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10월쯤 대산석유화학단지 입주 기업협의회에서 난데없이 마을 주민과 학생들에게 방독면 500개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A사도 이 협의회 회원사다. 이영우 이장은 “방독면을 나눠준 걸 보면,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처럼 카본블랙 배출을 사실상 인정한 것 아닌지 궁금하다”며 “검은 물질의 성분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투명하게 공개를 하고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산= 윤형권 기자 yhknew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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