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의 등불"…39년 동네 지킨 약사 부고에 주민들 애도 > 사회기사 | natenews rank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뒤로가기 사회기사 | natenews rank

"이 동네의 등불"…39년 동네 지킨 약사 부고에 주민들 애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3-12-21 20:50 조회 28 댓글 0

본문

뉴스 기사
약국 외벽에 포스트잇 메시지…"온 동네가 안타까워해"

quot;이 동네의 등불quot;…39년 동네 지킨 약사 부고에 주민들 애도동현약국 외관에 붙은 쪽지들
[촬영 이율립]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아침 일찍 열고 밤늦게 닫아서 약국 간판이 이 동네의 등불 같은 존재였어요. 항상 아이들 데리고 가면 비타민 같은 것도 주시는 좋은 분이셨는데 안타깝습니다."

서울에 첫 한파경보가 내린 21일 오후 찾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 동현약국은 텅 빈 내부와 꺼진 간판이 영업 종료를 알리고 있었다. 꺼진 등불에 어두워진 골목은 추위를 한껏 보태는 듯했지만 주민들이 약국 외관에 남긴 메모지에는 따스한 온기가 담겼다.

포털에 39년째 영업 중이라고 소개된 이 약국의 약사 A씨는 최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동네의 등불 같은 약사의 부고가 최근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저마다 A씨 부부와의 기억을 담은 쪽지를 약국 앞에 하나둘씩 붙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사연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날 저녁 동현약국 인근에서 만난 인근 이웃들은 A씨 부부를 친절하고 따뜻했다고 추억했다.

약국 옆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68씨는 "아주 친절하고 좋은 분이었다. 그래서 동네가 다 안타까워한다"고 했다.

이씨의 아들 최모44씨는 "오전 7시 출근길에 열어서 자정까지, 인근에 대형마트가 생기기 전까지 365일 내내 문이 열렸다"며 "신혼부부들이 아기가 밤에 아플 때면 다들 이곳을 찾았다"고 옆에서 거들었다.

동현약국의 맞은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태우44씨는 이 약국과 약사 A씨 부부를 동네의 등불이었다고 표현했다.

처음 약국 문이 닫힌 날을 선명히 기억한다는 김씨는 "늘 열리던 약국 문이 어느 날 닫히니깐 웬일인가 싶었다"며 "지나다니시는 분들도 어디 가셨냐고 많이들 물어봤는데 부고 소식이 들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AKR20231221174000004_02_i.jpg불 꺼진 동현약국
[촬영 이율립]

동현약국 앞에 붙은 쪽지들에도 A씨 부부와 함께한 추억들이 가득 담겼다.

한 이웃은 "밤늦게도, 일요일에도 혹여나 동네에 아픈 사람이 있을까 문을 여신다고 들었다. 그렇게 따뜻하신 분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곁을 떠나 마음이 공허하다"고 적었다.

자신을 소정이라고 밝힌 한 어린이는 "항상 친절하시고 다정하셨던 약사 선생님을 기억하겠다"고 메모지에 남겼다.

이 약국의 사연은 인스타그램에서 웹툰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작가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 19일 키크니 작가 계정에는 저희 동네에는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약국이 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동현약국은 어느 날부터 문을 닫더니 한 달 넘게 닫혀 있던 약국에는 개인 사정으로 당분간 닫는다는 안내가 붙었다. 이내 약국에는 A씨의 부고 안내문이 붙었다.

이후 약국 앞을 오가는 이웃 주민들은 A씨에 대한 고마움과 명복을 비는 쪽지를 하나둘씩 붙이기 시작했다.

사연자는 "A씨 부부가 항상 친절하셔서 약 사러 가면 진심으로 걱정해주시던 게 너무 기억에 남는다"며 약국 앞에 붙은 쪽지들을 두고 "그동안 그분들께 받은 친절함과 따스함이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이렇게 표현되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다"고 했다.

A씨의 딸이라고 밝힌 B씨는 키크니 작가 게시물에 댓글로 감사 인사를 남겼다.

B씨는 "아버지는 폐동맥 혈전으로 수술을 받고 이후 대량 출혈로 인한 합병증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셨다"며 "동현약국을 찾아와주시고 기억해주시는 많은 분께 감사하다. 아버지께서 조금은 쑥스러워하셨겠지만 너무 행복해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AKR20231221174000004_03_i.jpg동현약국 외관에 붙은 쪽지들
[촬영 이율립]

2yulrip@yna.co.kr


[이 시각 많이 본 기사]
이동국, 아들 낳은 산부인과 병원장에 피소…"맞대응할 것"
이병헌·이민정 부부 득녀…"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
아내 바다에 빠트린 뒤 돌 던져 살해…30대 남편 징역 23년
故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 송선미 명예훼손으로 고소
아이폰에 박힌 총알, 이스라엘 병사 목숨 구했다
중매결혼 거부 18세 딸 살해…伊 이주 파키스탄 부부에 종신형
고교 화장실 불법촬영 10대,학교밖 범행도…"피해자 200여명"
"60세 브래드 피트, 26살 연하 여자친구와 생일 기념"
"기 꺾어줄게" 친모와 함께 돌쟁이 폭행해 사망케 한 공범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c>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