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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강의실…교수보다 학생이 나이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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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3-06-0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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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급감하자 ‘만학도 모시기’

24일 오후 7시, 대구 수성구에 있는 전문대인 수성대에서 학생 40명이 가족복지론 수업을 듣고 있었다. 평균 연령은 50대로, 20대 학생은 없다. 교수가 흡연의 뇌세포 영향 등을 설명하자, 학생들은 노트북이 아니라 노트 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머리 희끗한 학생이 형광펜을 바꿔가며 밑줄도 쳤다. 고교 성적과 면접을 거쳐 입학한 2~3년 전문학사 과정 대학생들이다.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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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가 올해 뽑은 신입생 10명 중 6명66.4%은 만 25세 이상이다. 학사 과정 기준 만 25세 이상을 성인 학습자만학도로 분류한다. 이 학교는 올해 입학한 ‘만학도’ 중에서도 50대 이상 비율19.3%이 가장 높다. 이곳은 8년 전만 해도 만학도 비율이 13.1%였지만, 학령 인구 감소로 고교생 모집이 어려워지자 만학도 비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작년부터 신입생 충원율도 100%를 채웠다. 올해엔 40대 중반 만학도가 학교 홍보 대사단에 뽑혀 활동한다고 한다.

지방대들이 생존을 위해 중#x2219;장년 ‘만학도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만학도 전형’을 만들고, 일반 전형에서도 만학도가 유리한 면접 비율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방 전문대에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문대 만학도 신입생은 2016년 1만9700명에서 작년 3만2700명으로 66% 증가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체 전문대 신입생 수는 16만3000명이었는데, 이 중 만 25세 학생은 3만2700명으로 약 20%를 차지한다. 2016년 신입생 중 만학도 비율이 9.5%였던 것과 비교하면 8년 만에 2배로 뛴 것이다.

만학도 유치를 위해 별도 학사관리를 하는 대학들도 많다. 수성대 경찰행정과의 경우 중년이 많은 야간반은 ‘탐정’ 관련 강의를 늘렸다. 사회복지과, 보건복지경영과, 유아교육과 등도 만학도를 위한 야간반을 운영한다. 대부분 지역의 직장인, 은퇴자들인데 새 직업을 찾거나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고 한다. 주말반도 있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이젠 외국인 유학생들도 세계대학평가QS에서 순위가 높은 대학을 선호해 지방대와 전문대는 잘 오지 않으려 한다”며 “신입생 유치를 위해 만학도를 위한 학사과정을 만드는 대학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4년제 대학도 만학도 유치에 뛰어들었다. 강릉의 가톨릭관동대는 2019년 만학도 전용 단과대학을 만들고 매년 만학도 신입생을 120명 정도 뽑는다. 내년엔 만학도 전용 학과를 추가 개설할 예정이다. 충주의 한국교통대는 올해 이차전지공학과를 신설해 만학도 신입생을 받는다. 서울 동국대도 6년 전 만학도를 위한 단과대를 신설했다. 내년부터는 중년 학생들을 늘리기 위해 면접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4년제 대학교의 ‘만학도 전형’ 모집 정원은 2019학년도 793명에서 2024학년도 2589명이 돼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신입생 정원을 채우려고 ‘가짜 만학도’를 동원하는 대학들도 있다. 부산권 사립 대학의 한 퇴직 교수는 “신입생 충원율을 높게 보이려고 등록금 환불을 조건으로 학교에 잠시 입학시킨 적이 있다”고 했다. 교수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만학도 신입생’을 만들거나, 지역 노인정을 돌며 입학 원서를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박성하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장은 “인구감소 대응과 은퇴 후 삶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학들이 각 지역의 평생학습센터 역할을 갖추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만학도 친화 교육 과정을 만든 대학을 지원하는 ‘라이프 사업’을 시작해 2019년부터 전문대와 4년제 대학교 30곳에 학교당 평균 7억8000만원을 매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원 대상을 50곳으로 늘리고, 평균 지원액도 10억원으로 높였다.

/대구=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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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진 기자 gr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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