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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100원 버스 달리자마자 덜컹…"어른 이용 막을 방법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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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회 작성일 24-01-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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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100원 버스 달리자마자 덜컹…

20대인 기자가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발급받은 어린이 교통카드로 버스에 탑승했다. 단말기에는 100원이 찍혀있다.2024.1.9./뉴스1 김경현 수습기자




익산=뉴스1 김혜지 기자 김경현 수습기자 = "어린이가 아닌 사람이 100원만 내고 버스를 타더라도 딱히 막을 방법이 없어요."

"노선별로 제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도 급급한데 승객들이 탑승할 때마다 기사가 일일이 나이를 묻고, 버스비가 얼마 찍히는지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전북 익산시가 도입한 어린이 100원 버스 정책이 시작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지원 대상이 아닌 청소년이나 성인 등이 해당 카드로 전환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이에 버스 업계 종사자를 중심으로 어린이용 교통카드 발급 전 신상 검증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일 익산시에 따르면 지역에 거주하는 만 6~12세 어린이 1만5500여명은 이달 1일부터 단돈 100원만 내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어린이 버스비는 800원이었으나, 올해부터 700원을 할인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정헌율 익산시장의 민선 8기 공약 사업 중 하나로 교통 약자인 어린이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어린이용 교통카드를 5000원에 구입한 뒤 원하는 금액을 충전하면 된다. 이후 버스에 탑승해 단말기에 카드를 찍으면 100원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다만 기존과 다르게 하차 시에도 단말기에 찍고 내려야 다음에도 100원에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 시행 후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해당 사업을 악용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편의점 등에서 연령을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발급해주다 보니 지원 대상이 아니더라도 어린이용 카드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등록증이 없는 미성년자의 경우 정확한 연령을 확인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버스 운전자 박민성씨50대는 "누가 봐도 고등학생인 것 같은데 카드를 단말기에 대니 100원이 찍히더라"라며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버스에 올라타길래 굳이 몇 살인지 확인하지 않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100원 버스 사업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렇지 아무런 확인 없이 누구에게나 카드를 발급해주면 부작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요즘 어린이는 제 나이보다 성숙해 보이기도 하고, 청소년이나 성인이 아닐까 의심이 가더라도 괜히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릴까봐 붙잡고 물어보기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실제 20대인 기자가 익산 한 편의점 직원에게 "11세 어린이가 사용할 예정이니 어린이용 교통카드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자 별다른 확인 없이 카드를 전환해줬다. 이후 버스에 직접 탑승했다. 100원이 결제됐다는 안내 화면과 함께 음성이 나왔음에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버스 업계 관계자는 "100원 버스 사업 시행에 따른 버스 업체 손실금은 익산시에서 보전해주기 때문에 누군가 이를 악용한다고 해서 회사 매출에 큰 영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불필요한 세금이 낭비되는 것 아니냐"며 "이왕 좋은 뜻에서 시작하는 정책인 만큼 실효성 있게 추진하려면 1차적으로 신원 확인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 제일고 학생들이 자신들이 발급받은 무상 교통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9./뉴스1 김경현 수습기자




혼선을 빚고 있는 익산시와는 달리 군산시는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고등학생 시내버스 무상 교통 정책을 도입·시행하고 있다. 군산에 거주하는 고교생과 만 18세 이하 학교 밖 청소년들이 5만원 내에서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사업 골자다. 지원 대상은 총 7500여명에 달한다.

다만 군산시는 익산시와는 달리 무상교통 누리집을 통해 신상 정보 검증 과정을 거쳐 후 교통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군산시 무상교통 홈페이지에서 이름, 학교명, 학년, 반 등을 입력해야만 무상 교통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또 임의로 사용자 나이를 바꿀 수 없고, 학생 개인당 카드 한 개만 지급된다.

군산시 시내버스 업체 관계자는 "지원 대상이 아닌 사람이 무상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사례는 거의 못 봤다"며 "정책 시행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학생들 만족도도 높고 부작용 없이 잘 정착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산시 관계자는 "일부 청소년들이 어린이용 교통카드를 이용해 할인된 요금으로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악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보다는 사업을 진행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우선은 별다른 조치 없이 기존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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