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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주삿바늘 찌르는 거 싫어" 10대 연쇄 살해 인간백정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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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7회 작성일 24-01-1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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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집행 사형수들] ⑨김해선

초등학생 1명과 10대 남매를 살해한 사형수 김해선./온라인커뮤니티

초등학생 1명과 10대 남매를 살해한 사형수 김해선./온라인커뮤니티

“주삿바늘이 살을 찌르는 게 싫습니다. 대신 머리카락을 뽑아가세요.”

어린이와 청소년 3명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시신에서 살점까지 도려내 “개에게 먹였다”고 자백한 인간이 경찰서 혈액 검사를 앞두고 한 말이 이랬다.

그의 이름은 김해선. 2000년 10~12월, ‘인간백정‘으로 불리며 전북 고창의 한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남자다. 범행 당시 31세였던 그는 지금 24년째 사형수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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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모양으로 발견된 알몸 시신…고창 엽기살인’의 시작

김해선의 범행은 당시 ‘고창 엽기살인’으로 불렸다. 그만큼 수법이 잔혹하고 기괴했다.

첫 피해자는 초등학생 정모11양이다. 2000년 10월26일 고창 평지리 야산에서 발견됐다. 알몸으로 발견된 정양은 무덤 위에 십자가 모양으로 눕혀져 있었다. 음부는 상처와 핏자국으로 엉망이 된 상태였다.

정모양11의 시신이 발견된 묘지./tvN

정모양11의 시신이 발견된 묘지./tvN

사건은 시신 발견 전날 정양의 하굣길에 일어났다. 김해선은 야산 근처 길을 배회하다 발견한 정양을 폭행하기로 마음먹고, 그를 낚아채 산으로 끌고갔다.

인근 묘지 근처에 다다랐을 때, 김해선은 정양 가방을 뒤져 문구용 칼을 찾아냈고, 그 칼로 정양의 바지와 속옷을 찢었다. 발버둥치던 정양은 그대로 실신했다. 그러자 김해선은 정양을 목졸라 살해했다.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체모가 나왔지만, 누구의 것인지 밝혀내기 어려웠다. 범인을 마주쳤다는 목격자가 나타나 몽타주도 만들어졌지만 신고자는 없었다. 외지 생활을 하던 김해선이 고향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마을 주민들도 그의 얼굴을 잘 몰랐다고 한다.

정양 시신 발견 당시 만들어진 김해선 몽타주./온라인 커뮤니티

정양 시신 발견 당시 만들어진 김해선 몽타주./온라인 커뮤니티

◆사라진 허벅지 살점…범행은 더 기이해졌다

김해선 집 인근에서 나온 피해자 신체 일부./MBC

김해선 집 인근에서 나온 피해자 신체 일부./MBC

그러다 근처에서 10대 남매의 시신이 발견됐다. 고등학생 박모16양과 중학생 남동생14이었다. 정양 시신이 발견된지 두달 만이었다.

2000년 12월19일. 김해선은 대낮부터 술을 잔뜩 마셔 만취상태로 논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던 남매가 눈에 들어왔다. 김해선은 남매를 불렀다. 그리곤 방심하고 있던 둘을 2m 아래 논바닥으로 밀쳐 떨어뜨렸다.

남자인 동생을 먼저 살해했다. 박군의 양손을 묶고, 목도리로 눈을 가린 뒤 노란 노끈으로 목을 졸랐다.

다음은 누나 차례였다. 김해선은 저번처럼 예리한 칼로 피해자 속옷부터 잘라냈다. 박양을 500m 떨어진 야산으로 데려가 폭행하고 살해했다.

이튿날 남매의 시신을 발견한 주민들은 경악했다. 특히 누나의 모습은 참혹했다. 치마는 가슴 위쪽까지 걷어 올려져 얼굴을 덮고 있었고 두 손은 노끈으로 나무에 묶여 있었다. 다리는 각각 다른 나무에 노끈과 스타킹으로 결박돼 있었고 입 안에는 장갑이 물려져 있었다.

목, 다리, 가슴, 음부 등 온몸이 칼로 찌르거나 벤 상처투성이였고, 성폭행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른쪽 허벅지는 가로 15㎝·세로 20㎝,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살점이 도려내져 사라진 상태였다.

사람들은 이 현장을 보고, 아직 잡히지 않은 범인을 ‘인간 백정’이라 불렸다.

◆범행 인정한 김해선…“혼자 죽기 싫었다”

김해선 집에서 발견된 노끈 등 증거품./MBC

김해선 집에서 발견된 노끈 등 증거품./MBC

김해선은 박양 남매를 살해한 바로 그날, 박양 남매와 마주치기 전에 이미 다른 고등학생 강모17양을 타깃으로 정하고 뒤를 밟았다. 하지만 수상함을 느낀 강양이 도망가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고, 박양 남매가 희생됐다. 살아남은 강양의 진술이 김해선 검거에 결정적 열쇠가 됐다. 강양은 김해선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었다.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3㎞ 떨어진 송계리 김해선의 집을 수색했다. 현장에 찍힌 발자국과 똑같은 신발, 노끈, 낚시용 칼, 피묻은 청바지 등 증거물이 나왔다.

집 앞 도랑에선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거기엔 도려낸 박양의 살점 일부가 담겨 있었다. 전부는 아니었다. 나머지에 대해 묻자, 김해선은 “개에게 먹였다”고 했다. 혈액형도 현장의 것과 일치했다.

김해선은 박양 남매를 살해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평소 세상이 살기 싫어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혼자 죽기는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첫 희생자인 정양을 살해한 후 죄책감을 심하게 느꼈다”고 했다.

죄책감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김해선의 첫 범죄와 두 번째 범죄 사이 행적을 조사한 경찰은 “대부분의 시간을 전자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거나 집에 돌아와 TV를 보면서 보냈다”고 판단했다.

현장 검증에서도 김해선은 주저없이 범행 상황을 재연했다. 망설이거나 죄책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동행한 경찰관이 수갑 한쪽을 풀어주면 빠르게 끝내고 다음 행동을 보여주겠다고 먼저 말했다.

감옥에선 프로파일러를 고소하고 협박하기도 했다.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저서에 김해선이란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 편지도 여러 번 써보냈다.

◆김해선은 늘 ‘약한’ 상대만 골랐다

전문가들은 김해선의 유년시절에 주목했다. 친아버지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했고, 발가벗겨진 채 맞다가 집밖으로 내쫓는 일도 많았다는 것이다. “지금도 반팔, 반바지를 안입는다”고 할 정도로 김해선은 ‘노출’ 트라우마가 깊었다.

성폭행에 실패한 정양의 시신을 전시하듯 벗겨둔 데 대해, 김해선과 면담한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강간 목적을 이루지 못하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양에게 ‘처벌’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버지의 폭력성이 대물림된 걸까. 마을 노인들은 김해선의 어린시절을 이렇게 기억했다.

“자기 개를 막 두들겨 팼어. 개가 막 죽는 소리를 해도 때렸어”

“풀뜯어 먹으라고 매놓은 남의 소를 지나가다 낫으로 콱 찍었어. 소가 상처가 나가지고 아파다가 죽어분거여”

권일용 프로파일러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자신 있고 즐거운 표정으로 한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동물을 학대한 과정을 설명할 때였다”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한 김해선은 외항선원과 음식점 종업원 등을 전전했다. 20대 때 여성들을 성폭행하거나 성폭행하려다 붙잡혀 두차례 처벌받았다.

프로파일러 배상훈은 “압도적인 힘으로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기에, 늘 자신보다 약한 범행대상을 고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법원까지 끌고 갔지만 ‘사형’, 죄를 뉘우쳤을까

사형수 김해선./온라인커뮤니티

사형수 김해선./온라인커뮤니티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해선은 2001년 7월11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하게 짓밟았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인간성마저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김해선은 곧바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다. 같은해 12월24일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사형수 김해선’은 죄책감이나 반성이 있을까. 2006년 방송에 공개된 김해선의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누가 이런 말을 가르쳐주더라. ‘인생은 메피스토펠레스의 미소가 아닌가’라고 말이다. 말 뜻이 무엇인지 몰라 물었더니 ‘인생은 유혹의 악마, 유혹의 악마의 미소가 아닌가’라는 뜻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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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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