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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미 이모님도 안 오셔요"…1명과 똑같은 네 쌍둥이 지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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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4회 작성일 23-06-0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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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왼쪽이 지난달 중순 국내 최초 초산 자연분만 네쌍둥이의 탄생을 축하하며 네쌍둥이의 부모인 송리원·차지혜 씨에게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연합뉴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왼쪽이 지난달 중순 국내 최초 초산 자연분만 네쌍둥이의 탄생을 축하하며 네쌍둥이의 부모인 송리원·차지혜 씨에게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출생 아동 24만9000명 중 난임 시술로 태어난 아이가 2만3122명9.3%에 달한다. 또 쌍둥이 이상의 다태아는 1만3000명으로 전체 출생 아동의 5.4%를 차지한다. 임신·출산 연령이 올라가면서 다태아 출생도 증가해 왔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임신·출산·육아를 지원하고 있는데, 상당수 제도가 1명 출산단태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다태아가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국내 처음으로 자연분만으로 네 쌍둥이를 출산해 화제가 된 차지혜·송리원 부부도 그런 차별을 겪었다.

산모들이 가장 애용하는 게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국민행복카드이다. 아이가 1명이면 100만원이고 둘 이상은 아이 수와 관계없이 140만원이다. 다태아는 병원 갈 일이 훨씬 많다. 차씨는 32주 만에 출산했는데, 임신 중반 무렵에 카드를 다 소진했다고 한다. 차씨는 "세쌍둥이 이상은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한다. 진료횟수가 많고, 초음파 검사 비용도 비싸다"며 "임신 중반에 다 썼고 그 이후엔 개인 부담을 했는데, 다행히 남편 회사에서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1차 단축은 임신 12주까지, 2차는 임신 36주부터 할 수 있다. 2차는 출산 전 4주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다태아의 평균 출산주수는 단태아보다 짧다. 쌍둥이는 37주, 세쌍둥이는 34주, 네쌍둥이는 28주라고 한다. 이 시점 전에 4주 쓰게 해주는 게 맞다. 가령 네쌍둥이는 24주부터 쓸 수 있으면 좋다.

차씨는 임신 32주까지 과천에서 성남시 분당신도시 정자동으로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출퇴근했다. 회사에 2차 단축을 당겨쓰면 안 되냐고 문의했지만, 뜻대로 안 됐다. 그는 "출퇴근길에 무리하다 애기가 잘못될까 봐 많이 걱정했다. 갑자기 배가 아플 수도 있고, 누군가가 배를 칠 수도 있어 걱정했다"고 말했다.

신생아·산모 도우미건강관리사 서비스, 난임치료비 지원, 아이돌보미 서비스는 아무나 쓰지 않는다. 소득 제한이 있다. 난임치료비는 가구소득이 622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상당수 맞벌이부부는 이 기준에 걸려 이용하지 못한다. 차씨 부부도 그랬다.

신생아·산모 도우미건강관리사 서비스는 소득 제한이 있을뿐더러 아이 수와 무관하게 도우미가 최대 2명까지만 온다. 최대 이용 기간25일도 아이 수와 무관하다. 다태아는 훨씬 손이 많이 가는데도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는다. 차씨는 "네쌍둥이를 돌보는 게 노동의 강도가 다르다. 그런데 이모님도우미이 받는 돈정부가 정한 수당이 아이 수와 관계없이 같으니까 안 오려고 한다"며 "아이가 많으면 수당을 올려줘야 우리 같은 사람이 구하기 쉽다"고 말했다. 차씨는 이런 애로사항을 시청 게시판에 올렸고, 시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도우미를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3명의 아이만 돌본다는 조건이었다.

아이돌보미는 아이 수와 관계없이 1명만 지원된다. 역시 세쌍둥이나 네쌍둥이는 기피 대상이다. 다태아 부모가 신생아·산모 도우미나 아이돌보미를 구하려면 수십통의 전화를 돌려야 한다. 어떤 경우 비용을 더 얹어주기도 한다.

다태아 부모들은 지자체별로 임신~육아 지원서비스가 다른 점이 섭섭하다. 서울시는 임신기간에 7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한다. 차씨는 경기도 주민이라 해당하지 않았다. 차씨는 "이 돈으로 병원 오갈 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과천에서 서울대병원까지 지하철로 오가느라 힘들었다"고 말한다. 혜화역~서울대병원의 오르막길을 힘겹게 다녔다고 한다.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쌍둥이 플러스 홈커밍데이 행사에 참석한 쌍둥이 가족이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가운데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쌍둥이 플러스 홈커밍데이 행사에 참석한 쌍둥이 가족이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가운데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앞으로 다태아 출산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들이 저출산 해소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세쌍둥이 이상 부모에게 소홀했다. 단태아 지원에 조금 더 늘린 정도에 불과하다. 세쌍둥이, 네쌍둥이는 두세 배 넘게 부담이 간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에서야 다태아 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이달 중 종합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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