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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라 설 앞두고 옥돔 잡으러 갔는데" 실종가족 애타는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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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7회 작성일 24-01-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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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불황이라 설 앞두고 옥돔 잡으러 갔는데quot; 실종가족 애타는 기다림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사단법인 성산포어선주협회 사무실에 마련된 어선 사고 수습 상황실.2024.1.28./뉴스1




서귀포=뉴스1 오미란 기자 = "아니, 어쩌다 이런 일이…"

28일 오전 9시30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사단법인 성산포어선주협회 사무실.

철문에 어선 사고 수습 상황실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여진 이 곳에는 전날 밤 9시53분쯤 침수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끝으로 실종된 옥돔잡이 어선4.11톤·성산 선적 선장 A씨60와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B씨21를 기다리는 이들이 끊임 없이 오갔다. 대부분 같은 뱃일을 하는 동료 선장·선원들이었다.

이들의 웅성거림 속에는 오로지 걱정만 있었다. "보름 뒤면 설 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 "열심히 살던 사람인데…", "바다 날씨는 정말 알 수가 없다" 등의 말이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이 자리에 있던 선장·선원 5명은 갑자기 팀을 꾸리더니 곧바로 바다로 향하기도 했다. 관계 당국의 수색 작업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밤새 일을 하고 돌아온 30대 선원 아들을 수색 현장에 보낸 선장 장모씨66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아들도 같은 생각"이라면서 "경기 불황에 설을 앞두고 열심히 일을 하려다 난 사고 같은데… 정말 마음이 안 좋다. 안타깝다는 생각만 든다"고 했다.

가족들은 더 착잡해 보였다. 선장 A씨의 딸과 사위는 사고 경위 등이 적힌 상황판을 뒤로 한 채 지친 듯 소파 한편에 기대 앉아 있다. 이들은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하며 가족의 생환 소식만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서귀포 해상 어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A씨23·왼쪽가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도착한 직후 마중나와 있던 친구의 어깨에 기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24.1.2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유일한 생존자인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C씨23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편치 않다.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수십분을 발버둥치다 전날 밤 10시24분쯤 인근에 있던 어선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된 C씨는 어선 안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난 뒤 자신을 구조해 준 사람들에게 A씨, B씨도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C씨를 구조한 선장 박재운씨54는 "한국말도 잘 못하는 친구의 그 말을 듣고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팠다"면서 "실종된 선장도 알고 지낸 지 20년 되는 사람인데… 착잡하다"고 했다.

C씨 구조에 함께 나섰던 선원 천인찬씨57 역시 "C씨 뿐 아니라 실종된 선원 B씨도 평소 잘 알던 사이였다"면서 "일을 참 잘하는 친구였는데 부디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환한 C씨를 마중하기 위해 이날 새벽 2시30분쯤 성산항에 모인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10명은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고 입을 모았다. 친구 한 명은 돌아오고 한 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해서다. 한 인도네시아인 선원은 "B씨도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한상철 제주해양경찰청장이 28일 오전 해경 경비함정을 타고 옥돔잡이 어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귀포시 표선 남동쪽 18.5㎞ 해상을 순찰하고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2023.1.2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현재 해경과 해군 등 관계 당국들은 사고 추정 해점인 서귀포시 표선 남동쪽 18.5㎞ 해상 반경 20㎞에 함선 17척, 항공기 4대를 투입해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서귀포시 공무원 120여 명과 성산포어선주협회 회원 10여 명은 남원읍과 표선면, 성산읍 일대에서 육상 수색을 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실종 상태인 선원 B씨 관련 내용을 서울에 있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통보하고 있는 상태다.

해경은 구조된 C씨가 안정을 취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해경 등에 따르면 사고 어선은 조업을 마치고 복귀하던 전날 오후 9시30분쯤 어선 오른쪽으로 높은 파도를 맞고 기관실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뒤 왼쪽으로 전복되면서 침몰했다.


서귀포 해상 어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A씨23가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도착한 직후 119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후 9시53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남동쪽 약 18.5㎞ 해상에서 연안복합어선 A호4.11톤·승선원 3명가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제주해상관제센터에 접수돼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외국인 선원 1명이 구조되고 2명이 실종됐다. 2024.1.2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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