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로 수술 연기됐대요. 어쩌나요"…의료대란 이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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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대 병원 환자 “환자 볼모 파업 안돼”·“정부·의사 대화로 풀어야”
[헤럴드경제=홍석희·박지영 기자] #1. “13일에 수술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3월 말로 수술이 연기됐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너무 갑작스럽다. 다른 대학병원도 그런가.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는데,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뇌 수술 앞둔 환자 A씨 #2. “2월 말에 산부인과 진료가 예정돼 있었는데 전공의들이 모두 파업한다고 한다. 초음파 검사를 해주는 분이 전공의인데 진료가 취소가 될까봐 겁이 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진료 앞둔 임신부 B씨 졍부의 의학 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따른 의료계의 ‘파업’ 우려가 의료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들에선 의료진들의 ‘파업’을 기정사실화 하고 환자들에게 전원 통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의사들의 파업이 현실화 되지도 않았는데, 일선 병원들에선 환자 퇴거 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줄잡아 대여섯달 씩 기다려 수술 날짜를 받아놨던 환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다수 환자와 보호자들은 ‘의사수 확대’를 내건 정부 방침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50대 환자 정모 씨는 “의사들이 파업을 한다고 하는데, 환자들을 볼모로 한 파업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에도 파업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한다면 국민들이 의사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들 수 역시 당연히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 보호자로 서울대 병원을 찾은 김모 씨도 “지금 갓난애기를 돌볼 수 있는 의사가 부족해 지방에서도 다들 서울로 올라온다”며 “의사들이 파업을 한다는 것은 의사 기득권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의사들의 파업 소식을 들은 환자와 그 가족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오는 14일 갑상선암 수술을 한 대학병원에서 받기로 했다고 한 환자는 “왜 하필 내가 입원을 할 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수술을 앞두고 심란한데, 수술도 밀리고 파업 여파가 내 몸에까지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의사 수 확대 방침에 현직 의사들이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시대적 과제’라면서 의사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나 현직 의사들의 반발은 여느때보다 강경하다. 당초 400~500명 가량의 의사수 정원 확대를 예상했던 의료계는 2000명 정원 확대 방침이 발표되면서 ‘파업’ 기류가 끓어오르고 있다. 문제는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갈등에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와 그 가족들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날 학 대학교 병원에서 만난 한모씨는 “기본적으로 모든 파업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사들이 많아지면 심적으로 편해질 수 있고, 아이들이 병원을 못찾아 ‘뺑뺑이’를 도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지금 정부는 과하게 밀어붙이는 느낌이 든다. 2020년 문재인 정부때 의료계 파업을 대하는 자세와는 다른 듯 하다. 타협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의료계의 파업 수위가 더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파업 대열에 동참할 기세다. 응급의들이 파업에 가세할 경우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과 중환자들에까지 의료 대란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많은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지금 현재 개별적으로 사직에 동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환자들을 병원으로 실어나르는 소방당국의 ‘응급실 뺑뺑이’ 현상 역시 극도로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19 구급대 1차 재이송은 3만1673건, 2차 재이송은 5545건이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전공의 부족31.4%이 꼽혔다. 그런데 응급의들이 사직서를 쓰고, 전공의들 역시 계약을 하지 않고 의료 현장을 떠날 경우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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