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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등산로 CCTV 30대 늘렸지만 여성들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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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2회 작성일 24-02-1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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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관악구 한 공원에 놓인 폐쇄회로티브이시시티브이. 이 공원에선 지난해 8월 한 여성이 살해됐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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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사람도 많고 평화로운 공원인데, 그 일 뒤로는 젊은 여성들이 오질 않습니다.”



서울 관악구 한 공원에서 30대 여성이 살해당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사법 절차는 진행 중이다. 범인 최윤종31은 지난달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지역 사회는 아직 범죄 피해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늘었지만, 주민들에게 ‘공원’은 사라졌다. 주민 이기복76씨는 ‘주민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들이 공원에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후 2시께 찾은 공원엔 인적이 드물었다. 이날 낮 공원에 온 주민 20여명 중 일부 고령 여성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대형 반려견과 함께 온 윤아현28씨가 유일한 젊은 여성이었다. “사건 이후로 밤에는 공원을 아예 안 오죠. 무서우니까요. 반려견이 커서 산책할 넓은 곳이 필요해서 굳이 온 거예요.” 주말인 18일 낮 1시께도 사정은 비슷했다. 공원을 찾은 30명 중 젊은 여성은 윤씨처럼 반려견을 데려온 2명에 불과했다. 공원 등산로에는 ‘안전을 위해 2인 이상 동반 산행 바란다’ ‘인적이 드문 샛길보다 이용객이 많은 정식 등산로큰길를 다녀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이 달려 있었다.



지난 1월 찾은 서울 관악구 등산로 입구에 ‘안전을 위하여 2인 이상 동반 산행 바란다’는 문구의 현수막이 달려 있다. 김채운 기자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구청은 사건 이후 시시티브이 30대를 범행 장소 인근에 추가했다. 전직 경찰이 순찰하는 ‘숲길 안전지킴이’를 배치하는 등 순찰도 강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했다. 겨울철이 끝나는 올해 5월부터 재개한다고 한다. 경찰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지난해 무차별 범죄가 잇따르자 형사기동대·기동순찰대를 만들어 치안 수요가 있는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정치인 테러가 잇따르면서 당분간 정치인 보호에 투입될 예정이다.



범죄는 사람에게만 피해를 끼치는 게 아니다. 공간도 파괴한다. 지역 사회에 필수적인 공간이라면 재설계를 통해 되살려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범죄 예방적 관점에서 ‘시시티브이 추가 설치’ 등만으론 역부족일 수 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 구조를 전부 바꾸는 것처럼 범죄 이후의 공간은 여성이나 어린이 등 약자의 경험에 따라 재설계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허억 가천대 교수행정학는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없도록 개방감 있게 공간을 재배치하고, 운동기구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것도 좋다. 공간을 밝게 구성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 13일 서울 관악구 한 공원에 주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곽진산 기자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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