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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범인만 잡는게 아닙니다"…불길 치솟는 빌라에 뛰어든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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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4-03-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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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경찰서 신대방지구대 이강하 경위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2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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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1시쯤 빌라 화재사진/사진=본인제공

지난달 23일 오전 10시46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를 순찰하던 이강하 경위는 빌라 베란다에 모녀가 갇혀있다는 소방의 공동대응 요청 신고를 접수했다. 마침 근처에 있던 이 경위는 신고를 받고 화재현장으로 출발했다. 현장에 도착하자 시뻘건 불길이 창밖으로 혀를 내밀었다. 검고 흰 연기가 뿜어나와 건물을 뒤덮었다. 이 경위가 22년 경찰근무 중 마주한 가장 큰 화재였다.

5분 정도 지나고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골목이 좁아 진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 경위는 소방차가 들어오는 시간마저 아깝게 느껴졌다. 겁먹을 겨를이 없었다. 모녀가 베란다에 갇혀있다는 신고가 계속 신경쓰였다. 이 경위는 장비도 없이 그대로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이 경위는 당시를 회상하며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장갑을 낀 손으로 방화문 문고리를 잡자 장갑이 녹았다. 뜨거움을 참고 문을 열자 저 멀리 불길 사이로 갇힌 모녀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 2~3미터m 정도를 걸어 들어갔지만 실내 불길이 문 쪽으로 치솟았다. 먼저 물이라도 온 몸에 끼얹으려 수도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 밖으로 나오자 소방관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경위는 소방관을 도와 사다리를 펼치고 장비를 내렸다. 이 경위의 몸은 그을린 냄새로 가득했고 경찰 제복 점퍼는 불똥이 튀어 여러 군데 구멍이 난 상태였다.

소방관들이 창문을 깨고 진입해 모녀를 구출했다. 30대 여성은 머리카락이 타고 온 몸이 검은 상태였지만 안고 있던 아이는 무사했다. 모녀의 안전이 확보되자 이 경위는 건물 내부의 다른 주민들이 생각났다. 화재 진압이 한창인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 4층부터 내려오며 문을 두드리며 남아있던 7명을 대피시켰다.


노인 돕고 사람 구하는 만능 슈퍼맨...아너 박스 덕에 제복 걱정 없이 업무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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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경찰서 신대방지구대 3팀 이강하 경위/사진=본인제공
이 경위는 2002년 금천경찰서당시 남부경찰서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로 22년동안 경찰서장 표창만 4회, 서울지방경찰청 표창 2회를 받았다. 베스트 순찰팀과 모범공무원에도 뽑힌 적 있는 소위 베테랑이다.

경찰이 화재 현장도 가냐는 말에 이 경위는 "범인만 잡는게 아니다"며 "경찰관은 정해진 업무 영역이 따로 없는 만능 슈퍼맨"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경위는 투신을 시도하다 안테나에 걸린 사람을 잡아 구출한 적도 있고 길 잃은 노인을 돕기도 했다. 최근엔 지하철 역사 안에서 자해를 시도하는 한 학생을 막았다.

이 경위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아너 박스Honor box 1호 경찰로 선정됐다. 아너 박스 제도는 근무 중 위험 상황에 대처하다 경찰의 제복이나 장비가 훼손되면 소속 관서의 심의 절차만으로 즉시 경찰청장비운영과에서 무상으로 훼손 물품을 아너 박스에 넣어 소속 기관으로 전달하는 제도다.

이 경위는 "원래 연초에 주는 구매 포인트로 부족한 제복이나 장비를 구매해야 했다"며 "아너 박스 덕분에 의복 걱정 없이 본연의 임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현장에 들어가며 녹았던 장갑과 불타 훼손된 점퍼는 모두 새 것으로 교체했다"며 "남는 구매 포인트로는 의복이 부족한 신입들의 물품을 사 주거나 필요한 장비를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아들의 아버지이자 제복 입은 시민...경찰들 이쁘게 봐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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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하 경위는 서울 동작경찰서 사당지구대에서 근무하다 얼마전 같은 관내 신대방지구대로 발령받았다/사진=오석진 기자

이 경위에겐 두 아들이 있다. 공군사관학교 4학년으로 임관을 앞두고 있다는 큰 아들과 올해로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작은 아들이다. 이 경위는 "언제나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이고 싶다"며 "내가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고 아들들 또한 국가와 시민들에 대한 사명감, 책임감 등을 지니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성인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경위는 "경찰은 슈퍼맨이지만 제복만 벗으면 똑같은 시민이기도 하다"며 "도움을 주려 다가간 경찰들을 이쁘게 봐주시고 협조를 잘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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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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