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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때 기억에 압사 떠올라"…후유증 앓는 이태원 최초신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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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회 작성일 22-11-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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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참사 전 압사 위험 첫 신고한 50대 박모씨...잠 못자 몸 만신창이
박씨 "핼러윈에 놀고팠던 청년들 나무라지 말길...한창 놀 때 공부하며 고생한 세대"]

서울 용산구에 사는 박모씨54에게 지난달 29일은 여느 다른 토요일과 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적어도 오후 6시 전까지는 그랬다. 박씨는 그날 정오쯤 이태원에 갔다. 볼일이 있었다. 박씨는 이태원에서 파티룸 대여 사업을 하고 있다.

일은 오후 4시쯤 끝났다. 파티룸 밖을 나오니 이태원 거리가 핼러윈을 이틀 앞둔 기대감으로 들썩거렸다. 박씨는 초·중·고등학교 모두 이태원 일대에서 졸업했다. 그런 박씨에게도 참사 당일 이태원 풍경은 새로웠다. 스파이더맨, 좀비 등 다양하게 분장한 한국인과 외국인이 거리에 섞여 다녔다.

참사 후 한 달이 지난 29일, 올해 나이 쉰을 넘긴 박씨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사고가 나기 전까지 청년들 노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당시 박씨는 어머, 잘 꾸몄다 저 의상은 어디서 났을까 생각했다. 오후 5시쯤 15세 딸과 남편이 세계음식거리에서 박씨와 합류했다. 박씨가 사진 한장 찍어도 되나요 물으면 분장한 청년들은 "그럼요"라 답했다. 박씨는 "청년들이 그날 만큼은 내가 주인공이라 생각하는 듯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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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박모씨54의 열다섯살 딸이 핼러윈 분장을 한 한국인, 외국인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청년들은 자신이 하루 주인공인 듯 사진 요청을 하면 흔쾌히 들어줬다고 한다. 한국의 핼로윈 문화가 외국과는 다르다고 한다는 말에 박씨는 "상관 없다"며 "이태원 핼러윈이 외국 복사판이 아니라 우리 고유 문화가 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사진제공=박모씨

참사를 4시간쯤 앞둔 시점이었다. 박씨 가족은 이태원역 근처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으려 했다. 그러려면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통해 세계음식거리를 빠져나가야 했다.

50m정도만 걸으면 됐다. 하지만 골목에 가까워질수록 움직이기 어려워졌다.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으로 나가려는 사람, 반대로 세계음식거리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뒤엉켰다. 박씨는 "종이 한장 들어갈 여유가 없을 정도였다"며 "이미 뒤따라온 사람들 때문에 뒤돌아갈 수도 없었다"고 했다.

오후 6시쯤부터 참사 골목은 인파 흐름에 떠밀리듯 움직여야 할 정도로 사람이 빼곡했다. 박씨도 뒷사람에게 계속 밀렸다. 자칫 키 155cm 중학생 딸을 덮칠 것 같아서 박씨는 딸을 남편에게 맡기고 자신은 골목 옆으로 비켜섰다.

남편은 딸을 끌어안고 계속 걸었다. 당시 사람들은 빈공간에 떠밀리는 식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남편은 결국 딸을 놓쳤다. 키 작은 딸은 성인 남성들 사이에서 숨 쉴 공간을 찾지 못했다. 딸이 헐떡이자 옆에 중년 남성은 여기 아이가 있어요 외쳤다. 사람들은 서로 촘촘이 붙어서 딸에게 숨실 공간을 내줬다. 딸은 나중에 그때를 떠올려 박씨에게 "그제서야 살 것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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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모습. 사진 속 골목 끄트머리에 해밀톤호텔이 있다. 당시 오후 6시쯤부터 해밀톤호텔 옆 골목은 자기 의지대로 걷지 못하고 떠밀려 걸어야할 만큼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사진제공=박모씨54

박씨 가족이 골목을 빠져나왔을 때 시간은 오후 6시30분쯤이었다. 박씨는 112에 전화를 하고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로 들어가는 길인데 사람들이 압사당할 것 같다"고 했다. 참사 당일 압사를 언급한 첫 신고였다.

박씨가 압사를 떠올린 이유가 있었다. 30여년 전 고등학생 때 박씨는 방송국 콘서트에 갔었다. 제작진이 문을 열자 뒤에 기다리던 여고생들이 우르르 몰렸고 박씨는 밀려서 앞으로 넘어졌다. 박씨 위로 여고생들이 포개졌다. 누구도 다치지 않았지만 박씨는 이러다 죽겠구나라 생각했다. 박씨는 방송국을 나와서 울었다. 그때까지 박씨는 신발 한짝을 잃어버린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경찰청이 공개한 참사 당일 신고녹취록을 보면 박씨는 112에 "너무 불안하다"며 "골목에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지금도 인파가 너무 많다"며 고 했다. 이어 "아무도 통제를 안 하는데 인파를 뺀 다음 골목에 들어가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112 신고접수자는 "경찰관이 출동해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강력해산조치를 했다고 나온다.


참사 소식에 잠 못자 몸 만신창이..."대책 부족, 누군가 인정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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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가 발생한 서올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 골목. 29일 기준 폴리스라인은 제거됐다./사진=뉴스1
딸은 인파에 휘말린 후유증에 "토할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가족과 집에서 저녁을 먹고 밤 10시쯤 설거지를 했다. 딸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화면을 보여주더니 "엄마 이태원에서 사고 났어"라며 "두명이 죽었대"라고 했다. TV를 틀었지만 아직 사고 얘기는 없었다. 박씨는 딸에게 "가짜뉴스겠지"라고 했다.

밤 11시쯤 방송 뉴스에 이태원에 압사 사고가 났고 수십명이 CPR심폐소생술을 받는다고 나왔다. 사상자는 불어났다. 박씨는 잠을 잘 수 없어 밤새 TV 뉴스를 봤다.

이튿날 아침 허리가 아팠다. 정형외과 의사는 근육 위축이라고 했다. 전날 인파에 휘말린 후유증이었다. 보름쯤 병원에 다녀도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위축된 등 근육이 신경을 누르고 있었다. 박씨는 결국 대상포진 진단까지 받았다. 잠을 못 자는 등 스트레스 때문에 면역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박씨는 "내 상태가 이런데 유족들은 어떻겠나"라며 "정신적으로도 당연하지만 몸도 많이 상했을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사람들이 청년들을 비난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씨는 "지금 20~30대 청년들은 10대 때부터 학원 생활하며 큰 세대다. 그들이 매일 공부만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외국 청년들을 보라. 얼마나 활동적인가"라며 "예컨대 아파트를 지으면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 만들어야 하는 것처럼 청년들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청년들이 2~3일 노는 것도 지켜주지 못한 정부가 안타깝다"라며 "참사 당일 안전대책 마련에 문제가 있었다는데 왜 대비가 부족했는지 인정하는 사람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 잘못했다면 시인하거나 수사 결과를 중간보고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소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28일 수사 브리핑에서 참사 후 한달가량 수사한 결과를 스스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지지부진하다 느낄지 모르지만 결국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사를 하고 있다"며 "조금만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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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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