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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씨 별거 아니라면 왜 엄마 성은 안 되나요?" 엄마 성 빛내기 전국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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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03-08 15:52 조회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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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 ‘엄마 성 빛내기’
최종 142명 “어머니 성이 별나지 않은 세상을”
40여명 전국 법원에 성·본 변경 청구


어머니의 성·본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성평등을 근거로 법원에 성·본 변경 청구를 하는 프로젝트인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세계여성의날인 8일 서울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마 성으로 성·본 변경을 청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3.8. 정지윤 선임기자

어머니의 성·본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성평등을 근거로 법원에 성·본 변경 청구를 하는 프로젝트인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세계여성의날인 8일 서울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마 성으로 성·본 변경을 청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3.8. 정지윤 선임기자



“제 성씨를 바꾼다고 하면 아버지가 서운해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속에 감춰져 있는 어머니의 존재를 드러내고, 이상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바꿀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특이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성평등 사회를 만드는데 함께 도와주세요.”‘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참여자 김정현씨

8일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어머니 성을 쓰고자 하는 40여명이 전국 법원에 성·본 변경을 청구했다.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참여자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어머니의 성을 쓰는 사람이 되어 부성 우선주의에 균열을 내고, 아빠 성 만큼이나 엄마 성을 쓰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엄마 성 빛내기’는 지난해 12월 경향신문 플랫의 ‘입주자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어머니의 성·본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성평등을 근거로 법원에 성·본 변경 청구를 하는 프로젝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발히 진행 상황이 공유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최종 신청자는 142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민법은 원칙적으로 “자녀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른다”고 규정한다. 다만 당시 개정안에 “부모가 혼인신고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협의한 경우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는 ‘선택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날 때가 아니라 혼인신고 때 아이의 성을 결정해야 하는 점, 모의 성을 따를 때만 혼인신고서에 별도로 체크해야 하는 점, 부의 성을 따를 땐 받지 않는 협의서를 모의 성을 따를 때만 받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돼왔다. ‘기본값’이 부성으로 돼 있다 보니 혼인신고 때 엄마 성을 따르겠다며 협의서를 제출하는 경우는 1000건 가운데 2~3건에 불과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선주씨가명는 어린 시절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 대신 혼자 자신을 기른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싶다며 청구 이유를 밝혔다. 그는 “힘들게 낳은 아이에게 내 성을 물려주지 못한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의문을 품고 살아왔다”며 “호주제가 폐지됐는데도 엄마 성을 따르려면 별도 절차가 필요한데, 이는 차별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성·본 변경 청구 당사자인 김준영씨는 “이번 프로젝트가 경향신문 기사 등을 통해 보도된 뒤 사람들이 ‘성이 뭐 그리 대단하기에 난리냐’라고 하더라. 하지만 성이 정말 별것 아니라면 엄마 성도 편하게 쓸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차별적인 전통은 원래 계속 바뀌고 개선되어 왔습니다. 성을 바꿔봤자 거슬러 올라가면 외할아버지, 즉 남성의 성씨인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래도 시작도 안하는 것보단 지금부터라도 균형을 맞추는 게 낫지 않을까요?”

호주제를 폐지할 때에도, 아멜리아 블루머가 여성으로 처음으로 바지를 입을 때에도, 여성들이 처음 투표권을 가지게 될 때에도 사회에서는 혼란을 야기하게 될 거라는 염려가 있었습니다. 심하게는 세상이 망할 거라는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호주제가 없는 사회가, 여성이 바지를 입는 모습이, 여성의 투표권이 더없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성을 쓰는 것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기획자 김준영씨




세계여성의날인 8일 서울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한 어린이가 손피켓을 들고 엄마 성으로 성·본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2024.3.8. 정지윤 선임기자

세계여성의날인 8일 서울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한 어린이가 손피켓을 들고 엄마 성으로 성·본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2024.3.8. 정지윤 선임기자



현재 법원은 성인이 엄마 성으로 바꾸는 일에 대해 ‘복리를 위한 성·본 변경의 필요가 적다’고 보고 있다. 법원은 주로 이혼·재혼 가정 등 ‘친부가 자녀의 성장에 기여하지 않은 때’에 성·본 변경 청구를 허가해왔지만 이런 경우에도 친모의 성으로 바꾸긴 쉽지 않다. 법률자문단 원의림 변호사법률사무소 의림는 “이번 프로젝트는 헌법상 기본권과 국제인권규약은 물론 사회적 인식에도 역행하는 인습을 끊어내기 위한 일반 시민들의 도발적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원 변호사는 “이전에도 성·본 변경 청구를 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부모가 자녀의 성·본을 바꾸기 위한 사례가 대부분이고 소수의 개별적인 소송이었다”며 “이번에는 성인들이 직접 청구한다는 점, 100명이 넘는 참여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동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부성우선주의 원칙도 호주제와 같습니다. 그저 편의를 위한 선택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상은 자녀와의 관계 속에서 ‘남성만이 가장’이 될 수 있음을, ‘남성만이 족보의 전유자’가 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제도, 가부장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11년부터 대한민국에 부성우선주의 폐기를 권고하고 있고,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등은 부모의 성 어느 쪽이든 원하는 것을 따를 수 있는데, 이 문제에 있어서 통치자들이 좋아하는 ‘국제적 스탠다드’에 관한 이야기는 어디로 간 걸까요?
- 법률자문단 원의림 변호사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구 당사자들 중 일부는 서울가정법원에 방문해 청구서를 접수했다. 김준영씨는 “법원에서 청구에 대한 결정이 나오는 대로 즉시항고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재판부 또한 기존에 주로 허가하던 사유 밖으로 허가 범위를 넓히고, 법원이 다양한 사례의 청구인들에게 성·본 변경의 기회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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