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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끊고 밥도 포기" 고물가 전쟁 대학생들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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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9회 작성일 24-03-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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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가계부] 식비 부담 커지는 대학생들
소비 패턴 파악할 수 있는 가계부로 지출 내역 확인했더니

2023년 3월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학생 식당에서 학생들이 1000원 아침밥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연합뉴스

뭐든 다 올랐다. 식비와 교통비, 월세가 하늘을 찌른다. 고물가 폭탄에 대학생들은 울상이다.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여유가 생기지만 학업과 병행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들의 가계부]는 다양한 인물들의 가계부를 소개한다. 가장 먼저 고물가 시대를 이겨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대학생들의 일상을 취재했다.

대학생 전모21씨, 박모22씨, 정상록28씨의 가계부.


여기가 바로 ‘방구석 맛집’, 밥 직접 해 먹는 자취생

대학생 전모21씨는 며칠 전 단골 돼지국밥집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1000원 하던 공깃밥이 두 배가 됐다. 평소 밥을 많이 먹는데 이날은 공깃밥을 추가하지 못했다. 자취생에게 2000원짜리 공깃밥은 사치였다.

안 먹고 살 수는 없는 일. 전씨는 고물가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씨가 구매한 재료들과 직접 만든 요리. 전씨 제공


우선 동네 식자재 마트나 대형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와 집에서 해먹기로 했다. 편의점이나 인터넷 쇼핑으로 음식을 사거나 배달앱 이용 또한 줄였다. 그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돈을 아끼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전씨의 일주일 가계부. 전씨 제공


전씨는 일주일 동안 총 15만 2700원을 지출했다. 학교 수업이 많은 날은 사 먹을 수밖에 없지만 가급적 1만 원 이하로 지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비로 일주일에 15만 원 이상 지출하던 전씨는 가계부를 쓰면서 반 이상 절약했다.

작년 3월 기숙사 생활을 시작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된 전씨는 어머니의 권유로 가계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일 년 동안 꾸준히 작성하다 보니 금전적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가계부를 통해 평소 소비 패턴을 파악하면서 최대한 절약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석밥·냉동 닭가슴살로 배달 앱과 ‘거리두기’

즉석밥과 냉동닭가슴살, 배달 앱 교내 배달비 할증 목록. 박씨 제공


대학생 박모22씨는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지 않는다. 대신 꾸준히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박씨는 최근 물가 상승을 체감했다. 그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배달비와 음식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박씨가 살고 있는 기숙사는 취사가 불가능해 매번 사 먹을 수밖에 없다. 그는 “주로 즉석밥과 냉동 닭가슴살을 먹고 있다. 필요한 경우 부모님이 해주시는 반찬을 가져온다”고 했다. 이어 “배달 음식은 거의 먹지 않는다. 학교 기숙사로 주문하면 교내 배달비 할증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1교시부터 연달아 수업을 듣게 되면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질병관리청에서 실시한 국민건강통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20대 비율은 59.2%로 나타났다. 오르는 물가에 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이미 많은 대학생들은 아침밥을 포기했다.

박씨가 사용하는 전동 킥보드 앱. 박씨 제공


박씨는 최근 전동 킥보드 앱에서 최고 등급인 VVIP 등급을 달성해 2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하고 있다. 그는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는 버스나 택시 대신 전동 킥보드를 탄다”고 했다.

박씨의 일주일 가계부. 박씨 제공


박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총 28만 8928원을 지출했다. 그는 “가계부를 쓰면서 꾸준히 잔고를 확인하고 돈을 아끼는 습관이 생겼다. 전보다 10% 정도 덜 쓴다”고 말했다.

대학 볼링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다는 박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동아리 내 정기전을 개최하고 있다. 한 달에 네 번 필수로 내야 하는 고정 지출 항목인데 여기에 개인적으로 볼링을 치는 횟수까지 더하면 비용은 더 늘어난다.

주기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물음에 “지출이 큰 편이긴 하나 취미 생활에는 아끼고 싶지 않다. 여기서 쓴 만큼 다른 곳에서 절약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고 거래, 알뜰폰 사용… 취준생의 자린고비 생존법
정상록씨의 일주일 가계부. 정상록씨 제공


대학생 정상록28씨는 지출 습관을 점검하기 위해 4년 전부터 꾸준히 가계부를 쓰고 있다.

정씨는 일주일 동안 총 12만 7560원을 지출했다. 그는 “돈을 아끼기 위해 아침밥을 먹지 않거나 시리얼로 대체한다”고 했다. 이어 “한 달에 9만 원씩 쓰던 교통비는 셔틀버스나 자전거를 타면서 6만 원대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정상록씨의 중고 물품 구매 내역, 알뜰폰 영수증 내역서. 정상록씨 제공


정씨는 중고 거래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상태 좋은 전공 서적들은 정가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에 구매하고, 한 학기 동안 깨끗하게 사용해 되팔고 있다. 주짓수 도복 역시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구매했다. 그는 “새 도복 1벌 가격이면 4벌을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정씨는 알뜰폰을 사용해 통신비를 아끼고 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사 3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는 “4년째 사용하고 있지만 일반 통신사 서비스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단국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양성범 교수는 “대학생들은 미래 세대를 책임질 중요한 존재”라며 “이들이 사회에 나가 경제활동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학생들을 위한 단·중기적 농식품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하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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