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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은 대화금지입니다" 주문조차 쉿…그래도 줄선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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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03-23 05:01 조회 7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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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무음 식당 앞에서 남성 두 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박종서 기자

지난 21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의 한 무음 식당 앞에서 남성 두 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박종서 기자


" 저희는 대화 금지 식당인데 괜찮으세요? "
지난 21일 오후 7시, 서울 서대문구 한 일식당 직원이 입구에서 기다리던 20대 남성 두 명에게 물었다. 두 남성이 “괜찮다”고 하자 직원은 이들을 식당 안으로 안내했다. 식당 입구와 내부 양쪽 벽면엔 ‘대화 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10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석쇠 위에 고기 굽는 소리와 수저가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 한 손님이 말없이 손을 들고 점원을 향해 그릇을 가리키는 모습을 보이자, 점원이 와서 집게로 단무지와 고추냉이를 그릇에 담아줬다. 이날 직원은 ‘마감’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을 가게 앞에 세우며 “손님이 많이 와 재료가 일찍 소진됐다”고 말했다.

무음 식당 출입문에 대화 금지 규칙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종서 기자

무음 식당 출입문에


이 식당을 운영하는 조범구48씨가 처음부터 대화 금지 규칙을 만든 건 아니었다. 5년 전 개업 뒤 조씨는 손님에게 “지나치게 큰소리로 대화하는 것을 지양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조씨는 혼자 식당을 찾는 손님도 존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 규칙을 만들었다. 조씨는 “1인 손님도 자신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야 한다”며 “큰 소리로 떠들며 손뼉 치는 손님들 사이에서 말없이 급히 식사하고 자리를 뜨는 손님이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무음 식당에서 식사 중인 이용객. 뒷쪽 벽면에 대화 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박종서 기자

무음 식당에서 식사 중인 이용객. 뒷쪽 벽면에


중구의 한 카페에도 비슷한 규칙이 있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엔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글이 적힌 책자가 좌석마다 놓여있었다. 이용객은 각자 자리에서 음료를 마시며 노트북을 보거나 독서에 몰두했다. 음악 소리를 제외하곤 타자 치는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렸다.

서울 중구의 한 무음 카페 이용 안내문.

서울 중구의 한 무음 카페 이용 안내문. "대화나 통화는 밖에서 해달라"고 써있다. 사진 네이버 캡쳐


최근 대화 등을 금지하는 무음無音 매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화와 통화가 제한되고, 일부 매장에선 주문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로 해야 한다. 지난달 한 유튜버가 올린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에 위치한 ‘대화 금지 술집’ 소개 영상은 조회수가 150만회에 달한다. 일부 무음 식당은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 대기해야 한다.

무음 식당을 찾는 손님은 혼술·혼밥을 즐기는 ‘혼족’이 대다수지만 연령대는 다양하다. 마포구에서 무음 카페를 운영하는 정윤영53씨는 “혼자 오는 손님이 80% 가까이 된다”며 “절반 정도는 20·30대이고 나머진 더 높은 연령층”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마포구 무음 카페 출입문에 붙어있는 안내문. 이곳은 대화금지 카페입니다라는 문구가 써있다. 박종서 기자

지난 21일 마포구 무음 카페 출입문에 붙어있는 안내문.


무음 매장을 찾는 색다른 공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혼자 무음 식당을 찾은 김민수26씨는 “대화 금지 규칙만 지키면 다른 사람한테 방해를 받지 않아 좋다”며 “온전히 식사를 즐기고 싶을 땐 여길 찾는다”고 말했다. 무음 카페를 방문한 이모37씨는 “혼자만의 시간 존중받아 색다르다. 작업도 집중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음 매장의 인기 비결을 “타인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개인의 자유를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라고 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도 완전한 고립은 피할 수 있다”며 “다만 콘셉트 상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일반식당보다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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