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사람 잡네…"갑자기 달려들더니 머리 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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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까치 줄어들자 극성… 새끼 부화 5~6월 공격성 커져
일러스트=김성규 까마귀는 사람도 공격한다. 인근 주민 김문순50씨는 지난달 23일 길 가던 행인이 까마귀에 머리를 쪼여 피를 흘리면서 119구급대에 실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김씨는 “길 가던 사람이 갑자기 날아와 덤비는 까마귀를 피하려다가 넘어졌고, 얼굴은 손으로 가렸지만 까마귀가 머리 뒤통수를 쪼아댔다”며 “내가 까마귀를 쳐다보니까 나한테도 달려들려고 하기에 급히 피했다”고 했다. 아파트 경비원 허황72씨는 “일주일 전쯤 까마귀가 단지 내 나무에 둥지를 틀고 나서 아파트가 시끌시끌하다”고 했다. 지난 3월 부산 강서구 맘카페에도 까마귀 피해 사연이 올라왔다. ‘쓰레기 버리러 갔는데 까마귀 3마리가 주위로 모이더니 공격했다. 도망가다가 주차 턱에 발이 걸려 넘어져서 팔이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피해 주민은 “까마귀한테 보험 접수할 수도 없고… 무섭다”고 적었다. /조인원 기자 까마귀의 잦은 도심 출몰은 식성이 비슷해 서식지 경쟁을 벌이는 까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까치는 전통적으로 ‘길조’였지만 곡식과 과일을 먹는 등 농가에 피해를 끼쳐 1994년 ‘유해 조수’로 지정됐고, 2000년부터는 수렵도 허용돼 정책적으로 숫자를 줄여왔다. 까치가 줄어드니 까마귀가 늘어난 것이다. 매년 5~6월은 큰부리까마귀가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커지는 시기라고 한다. 노원구 관계자는 “까마귀 관련 민원은 작년까지는 일주일에 1~2번 들어올까 말까였는데 올해는 매일 2~3건씩 들어오고 있다”며 “높은 나무 위에 있는 둥지를 제거할 때 까마귀가 떼로 달려들기 때문에 섣불리 조치하기도 위험하다”고 했다. 최창용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는 “큰부리까마귀는 과거 까치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도시에 적응하고 있다. 최근 20년 동안 약 8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큰부리까마귀는 천적이 없는 만큼 사람이 나서서 줄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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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장근욱 기자 muscl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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