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들인 대치동 스트레스 프리존…썰렁한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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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학원가에 설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박선민 기자 강남구가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겠다”며 올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시설이다. 원하는 학생 누구나 부스 안에 들어가 간단한 운동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휴식을 취하란 것이다. 이 시설과 비슷한 형태의 유아용 공간 등을 포함해 총 11개 시설에 예산 약 7억원을 들였다. 강남구는 이 시설에 ‘스트레스 프리존’ 등의 이름을 붙였다. 스트레스 프리존 부스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 /박선민 기자 스트레스 존의 테마는 총 3개로 나뉜다. ‘피트니스 존’ ‘사운드 존’ ‘리프레시 존’이다. 피트니스 존3개 부스에서는 실내 사이클 기구를 통해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고, 사운드 존1개에서는 소리를 내지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리프레시 존1개에서는 앉아서 노트북 사용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구는 통합형 휴게공간 설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스트레스 프리존을 설치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스트레스 프리존 부스 5개를 포함해 총 11개 휴게시설을 설치했는데, 총 6억8000만원 예산이 투입됐다. 여기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통합형 휴게공간 등이 포함됐다. 스트레스 프리존은 “대치동에 청소년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작됐다고 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 개관 2달째, ‘보여주기식 행정’ 비판 나온 이유 그런데 스트레스 프리스존 시행 약 2달을 넘긴 시점에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용을 위해서는 무조건 ‘출입 스티커’를 발부받아야 하는데 구 관계자로부터 직접 대면 수령하는 방식이다. 출입 스티커 발급 절차도 간단하지 않다. 부스에 안내되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한 뒤, 구 관계자로부터 대면으로 출입 스티커를 수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구 관계자가 청소년증을 통해 실제 청소년인지 확인한다. 학부모가 대신 받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 확인을 거친다. 강남구는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무분별한 사용을 방지하고, 시설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접근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부스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출입 스티커가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공지를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도 있었다. 이용률도 낮은 편이다. 구에 따르면 4월 3일 스트레스 프리존 개관 이후 약 500개의 출입 스티커가 발부됐다. 평일만 계산했을 때 하루 출입 스티커가 10개도 채 발부되지 않은 것이다. 대치동 학원가에 설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사운드 존. /박선민 기자 그럼에도 실제로 부스를 이용해본 청소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고등학생 이모18양은 “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전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고민했는데, 친구들과 부스에서 편하게 휴식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김모18양은 “남는 시간에 카페에 가자니 돈이 들고, 학원에 먼저 가 있자니 쉬는 기분이 들지 않아 불편했는데 부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편하다”고 했다. 부스 안에 붙은 평가 쪽지에도 비슷한 반응이 많았다. “학원 가기 전 잠깐 쉬기 좋다” “우리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다” “더운 날씨에 딱이다” 등이다.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사운드 존에는 “스트레스 너무 잘 풀린다” “한 달에 한번 여기 와서 스트레스 푸는 것 완전 추천” 등의 쪽지가 붙었다. 강남구는 이달 중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통해 문제점들을 보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스트레스 프리존 신청 절차 및 발급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 출입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개관 약 두달밖에 되지 않아 크고 작은 불편 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지적들을 수렴해 이용 방식 등에 수정 및 보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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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박선민 기자 kindmi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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