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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들인 대치동 스트레스 프리존…썰렁한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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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3-06-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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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학원가에 설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박선민 기자

대치동 학원가에 설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박선민 기자

14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보행로. 밖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구조의 약 한평 크기 가건물 5개가 서 있었다. 이 공간에, 기자가 지켜본 4시간 동안 학생 4팀 10명이 들어갔다. 들어간 이들은 대부분 앉아서 10여분 담소를 나누다 떠났다. 실내엔 냉방이 되어 있었다. 건물 앞에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다가 그냥 발길을 돌린 학생들도 있었다. 이 건물에 들어가려면 구청에서 ‘출입스티커’를 대면으로 발급받아야 한다.

강남구가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겠다”며 올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시설이다. 원하는 학생 누구나 부스 안에 들어가 간단한 운동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휴식을 취하란 것이다. 이 시설과 비슷한 형태의 유아용 공간 등을 포함해 총 11개 시설에 예산 약 7억원을 들였다. 강남구는 이 시설에 ‘스트레스 프리존’ 등의 이름을 붙였다.

스트레스 프리존 부스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 /박선민 기자

스트레스 프리존 부스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 /박선민 기자

15일 강남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4월 3일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 ‘스트레스 프리존’을 개관했다. 설치 취지는 학생들에게 잠깐의 시간 동안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8~19세 사이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강남구 주민이 아니어도 된다.

스트레스 존의 테마는 총 3개로 나뉜다. ‘피트니스 존’ ‘사운드 존’ ‘리프레시 존’이다. 피트니스 존3개 부스에서는 실내 사이클 기구를 통해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고, 사운드 존1개에서는 소리를 내지르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리프레시 존1개에서는 앉아서 노트북 사용 등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구는 통합형 휴게공간 설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스트레스 프리존을 설치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스트레스 프리존 부스 5개를 포함해 총 11개 휴게시설을 설치했는데, 총 6억8000만원 예산이 투입됐다. 여기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통합형 휴게공간 등이 포함됐다. 스트레스 프리존은 “대치동에 청소년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작됐다고 구 관계자는 설명했다.

◆ 개관 2달째, ‘보여주기식 행정’ 비판 나온 이유

그런데 스트레스 프리스존 시행 약 2달을 넘긴 시점에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용을 위해서는 무조건 ‘출입 스티커’를 발부받아야 하는데 구 관계자로부터 직접 대면 수령하는 방식이다.

출입 스티커 발급 절차도 간단하지 않다. 부스에 안내되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한 뒤, 구 관계자로부터 대면으로 출입 스티커를 수령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구 관계자가 청소년증을 통해 실제 청소년인지 확인한다. 학부모가 대신 받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 확인을 거친다.

강남구는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무분별한 사용을 방지하고, 시설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접근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부스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출입 스티커가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는 공지를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도 있었다.

이용률도 낮은 편이다. 구에 따르면 4월 3일 스트레스 프리존 개관 이후 약 500개의 출입 스티커가 발부됐다. 평일만 계산했을 때 하루 출입 스티커가 10개도 채 발부되지 않은 것이다.

대치동 학원가에 설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사운드 존. /박선민 기자

대치동 학원가에 설치된 스트레스 프리존.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사운드 존. /박선민 기자

◆ 이용률은 낮아도… 실제 이용해본 청소년들은 “좋아요”

그럼에도 실제로 부스를 이용해본 청소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고등학생 이모18양은 “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전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고민했는데, 친구들과 부스에서 편하게 휴식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김모18양은 “남는 시간에 카페에 가자니 돈이 들고, 학원에 먼저 가 있자니 쉬는 기분이 들지 않아 불편했는데 부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편하다”고 했다.

부스 안에 붙은 평가 쪽지에도 비슷한 반응이 많았다. “학원 가기 전 잠깐 쉬기 좋다” “우리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다” “더운 날씨에 딱이다” 등이다.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사운드 존에는 “스트레스 너무 잘 풀린다” “한 달에 한번 여기 와서 스트레스 푸는 것 완전 추천” 등의 쪽지가 붙었다.

강남구는 이달 중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통해 문제점들을 보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스트레스 프리존 신청 절차 및 발급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모바일 출입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개관 약 두달밖에 되지 않아 크고 작은 불편 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지적들을 수렴해 이용 방식 등에 수정 및 보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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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민 기자 kindm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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