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인 손가락 다 잘렸다…범인 1명 캄보디아 도주 > 사회기사 | society

시멘트로 채워진 플라스틱통에 담긴 채 태국 파타야의 한 호수에서 발견된 30대 한국인 남성의 신체 일부가 크게 훼손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태국 경찰과 공조아래 한국인 피의자 3명을 특정하고 이 중 지난 9일 귀국한 이모28씨를 전북 정읍에서 긴급 체포했다. 현지에서 나머지 피의자 2명을 추적 중인 가운데 한 명은 이미 캄보디아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현지시간 태국 일간지 타이랏ThaiRath은 노파신 풀사왓 부경찰청장이 전날 방콕 막카산 경찰서에서 사건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법의학자의 1차 조사 결과 피해자 A씨34의 손가락 10개는 모두 잘려 있었다. 타이랏은 “은폐를 위해 손가락을 자른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하기 전에 손가락을 자르면 고문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태국 경찰은 A씨의 가족의 DNA를 채취해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구체적인 살해 시점, 마약 범죄와의 관련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타이랏은 또 “A씨의 태국인 여자친구는 A씨와 피의자 일당은 친분이 깊지 않고 후아이쾅의 클럽에서 만났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태국 경찰은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3명 중 1명인 이모27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피의자인 김모39씨의 현지 출국 기록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타이랏은 “김씨가 육로로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13일 경찰은 국내로 입국한 피의자 1명을 검거했다.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쯤 20대 남성 이모씨를 전북 정읍 주거지에서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9일 태국에서 출국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일당과 A씨의 관계, 마약 조직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씨는 현지에서 A씨 살해에 가담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사건 진술에 비협조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달 30일 태국 방콕을 방문한 A씨를 이달 초 살해한 후 통에 넣어 시멘트를 채운 뒤 파타야 마프라찬 호수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7일 A씨의 어머니가 “모르는 남자가 아들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와 ‘아들이 마약을 물속에 버려 피해를 입혔으니 8일 오전 8시까지 300만밧약 1억1200만원을 몸값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태국 한국대사관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태국 경찰은 “A씨를 지난 2일 방콕 후아이쾅의 한 술집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2시쯤 한국인 남성 2명은 흰 티셔츠를 입은 A씨를 차량에 태우고 파타야 방향으로 떠나는 모습이 찍혔다.

이후 이들은 트럭으로 갈아탄 뒤 파타야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서 숙소를 빌리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 숙소의 CCTV 선은 모두 제거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날 오후 3시 20분쯤에는 피의자 2명이 인근 가게에서 200리터 검은색 플라스틱통을 구매하는 모습도 잡혔다. 태국 경찰은 A씨가 당시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를 태운 트럭은 이튿날 오후 9시쯤 검은색 천이 덮인 채로 숙소를 빠져나갔다. 이들은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 1시간 가량 주차했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이를 확인한 태국 경찰은 호수에 잠수부를 투입해 수심 3m 지점에서 시신이 담긴 플라스틱 통을 발견했다.

파타야 교민 배모씨는 “피해자가 일당과 만난 후아이쾅은 현지인과 관광객이 모두 많이 찾는 방콕의 유흥가인데 마약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파타야 현지 교민은 “마프라찬 호수는 식수를 끌어다 쓰는 저수지다보니 낚시가 안 돼서 운동하러 오는 사람 외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고 전했다.

이영근·이찬규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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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lee.youngk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