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지고 있어 봐야 뭐하나"…90세 할머니 일평생 모은 10억 쾌척 > 사회기사 | natenews rank

90대 어르신이 실 공장을 운영하며 평생 모은 10억원이 넘는 재산을 고려대의료원에 쾌척했다.

16일 고대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9일 의학 발전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10억원이 넘는 재산을 기부한 한종섭90 여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서울 고대 안암병원 옥외정원에서 ‘한종섭 정원’ 명명식이 열렸다.

한 여사는 “돈 가지고 있어 봐야 뭐하나 죽을 때 가져갈 것도 아니고, 기부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이름을 남기는 게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먼저 떠나 보내고 18세 나이에 월남해 고려대 인근에 자리를 잡은 한 여사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남편과 실 공장을 운영하며 살림을 꾸려왔다.

안암동에서 거주하며 반평생 동안 고대의료원과 인연을 맺은 한 여사는 성실히 모은 돈으로 2021년부터 총 10억65만원을 기부했다.

고대의료원은 한 여사가 거주 중인 성북구의 주택도 사후 의료원에 기부하기로 약정했다고 전했다.

한 여사는 명명식에서 “일평생 일궈온 노력의 결과를 뜻 깊은 곳에 전하게 돼 기쁘다”며 “많은 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더욱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한종섭 여사의 순수하고 올곧은 정신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줬다”며 “이번에 명명된 ‘한종섭 정원’은 이곳을 찾는 많은 교직원과 내원객들이 여사님의 마음을 느끼는 공간으로 영원히 사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