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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만나러 갔다 옥탑방서 주검으로…"날 사형하라" 연인 살해 전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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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4-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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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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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연인 살인사건에 대한 KBS 보도/사진=KBS 뉴스 캡처

결혼을 전제로 사귀던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던 23세의 젊은 여성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6년 전 벌어졌던 춘천 예비신부 살인사건이다. 다만, 예비신부라는 명칭은 유가족 측이 상견례 이야기도 오고 간적 없다고 밝혀 후에 연인 살인사건으로 정정됐다.



결혼 집착한 심씨, 여자친구 살해 후 흉기로 재차 훼손…"살아날까봐"



2018년 10월24일, 강원도 춘천에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던 이 모씨당시 23세가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다. 범인은 당시 이씨의 남자친구였던 심모당시 27세씨였다.


이씨는 당시 남자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남자친구를 만나러 춘천을 찾았다. 두 사람은 결혼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다툼을 반복하던 상황이었다. 심씨가 카톡으로 "미안하다. 니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일단 와서 얼굴보고 얘기하자"고 지속 이야기해 이씨가 퇴근 후 춘천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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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와 가해자의 카톡 복원 내용/사진=국민일보 보도 캡처

이들은 심씨의 부모가 운영하던 춘천 모 국밥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2층 옥탑방에 올라갔다. 그러나 또다시 다툼이 이어졌다.

심씨는 이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식당 부엌에 있던 흉기로 이씨의 목을 수차례 찌르는 등 이씨의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

범행 직후 심씨는 현장을 그대로 버려두고 달아났다. 피 묻은 옷을 갈아입고 옥탑방을 빠져나와 지인이 있던 10분 거리 교회로 도피했다. 그러면서 여동생에게 전화해 "오빠 노릇 못해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대학 동문이라고 접근…여자친구 대기업 입사하자 결혼 압박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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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이씨와 가해자 심씨의 모습/사진=JTBC 캡처

두 사람이 다툰 것은 결혼에 대한 입장 차가 컸기 때문이다. 연인이 된지 불과 3개월 만에 심씨는 결혼을 밀어붙였다. 그러면서 서울 모 대기업에 입사한지 갓 한달 된 신입사원 이씨에게 사직서를 내고, 자신의 고향인 춘천에서 살자고 했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한 스피치 어학원에서였다. 당시 교류는 크지 않았고 심씨가 이씨에게 같은 대학교 동문이라면서 접근,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이후 감감무소식이던 심씨는 4년 후인 2018년 7월 "4년간 짝사랑했다"며 갑자기 이씨에게 연락했다. 심씨는 자신을 이씨와 같은 대학 동문으로, 현재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회에서 인턴으로 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부친이 아로니아 농장에 태양광 발전사업까지 한다며 자신의 배경을 부풀렸다. 추후 재판과정에서 심씨가 실은 고등학교만 졸업했고 모든 것을 꾸며냈다는 것이 드러났다.

두 사람은 사귀기 시작했고 심씨는 이씨에게 교제 3개월만에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이씨가 한 수도권 대기업에 입사를 하자, 결혼을 하자는 압박이 거세졌다.

심씨는 이씨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춘천의 자기 모친이 운영하던 식당 2층 옥탑방에서 신혼생활을 하자고 설득했다.

서울의 대기업에 취직한지 한달 밖에 안된 이씨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였다. 이씨는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을 하는 만큼, 둘이 같이 벌어서 갚아야 한다면서 춘천-서울 사이 중간 지점인 남양주시에 신혼집을 얻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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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의 인터뷰/사진=실화탐사대 캡처

사건이 발생한 그날도 같은 내용으로 다툼을 하던 중이었고, 이씨는 결혼을 서두르지 말자고 했다. 그러자 심씨는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얼굴 보고 얘기하자"면서 이씨에 춘천에 내려올 것을 종용했다. 거절하던 이씨는 심씨가 계속 조르자 결국 퇴근 후 춘천을 찾았다.

두 사람은 심씨 부모가 춘천에서 운영하던 국밥집에서 저녁을 먹고, 이후 2층 옥탑방에 올라갔다. 그 뒤 범행이 이뤄졌다. 사랑해서 결혼하려던 사람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것이다.



모친의 신고로 붙잡혀…"혼수 문제"라고 언급해 피해자에 악플 2차 피해도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씨의 주검을 발견한 것은 심씨의 모친이었다. 집에 돌아오지 않는 딸에게 전화를 계속 하던 이씨의 부모는, 심씨에게 연락하려고 노력했다. 심씨의 연락처를 알진 못했지만 심씨의 부모가 춘천에서 하는 국밥집이 어딘지는 알았다. 이에 인터넷에 가게를 검색, 전화번호를 알아내 가게로 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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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옥탑방/사진=뉴시스

이씨 부모 연락을 받은 심씨의 모친은 2층 옥탑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씨의 시신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 이씨가 도피한 교회에 있던 지인이 몰래 심씨 모친에게 전화해 이씨의 행방을 전했다. 결국 모친의 신고로 그는 경찰에 검거됐다.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까 염려한 것이 경찰에 신고한 배경이었다.

붙잡힌 심씨는 즉시 수사당국에 살인을 인정했다. 살해 이유는 혼수 문제로 다퉜기 때문이라고 했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것은 살아서 식물인간이 되느니 죽는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상견례를 한 적도 없는데 심씨가 혼수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누리꾼들이 오히려 피해자인 이씨에 대한 악플을 다는 2차 피해도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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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유족/사진=JTBC 보도 캡처




결국 무기징역형…얼굴 공개는 불가


당초 1심 재판부는 그에게 무기징역과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즉시 양측 모두 항소했다. 양형부당과 사실오인 등이 이유였다.

이때 심씨의 말이 바뀌었다. 항소심 1차 결심공판에서 심씨는 "죽음으로도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제발 사형에 처해 달라"고 최후진술했다.

그러나 2차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는 "죄송하고 부끄럽다"면서 사형에 처해달라는 이야기는 뺐다. 또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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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유족들은 안 가겠다는 딸을 일부러 춘천으로 불러들인 점, 목졸라 살해했다가 다시 살아날까봐 흉기로 급소를 수차례 찔러 숨졌는지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계획범죄를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계획 범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점, 범행 후 시신을 무참히 훼손한 수법은 납득하기 어렵고 우발적 범행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참회와 반성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 과정에서 심씨가 이전에 교제한 여성들에게도 헤어지자는 요구에 협박 등 폭력적 성향을 드러냈다는 점도 밝혀졌다.

심씨는 2019년 11월 28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아 현재까지 복역 중이다. 다만 유족이 국민청원까지 올리면서 재판 내내 주장했던 범인 얼굴 공개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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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이 진행했던 국민청원/사진=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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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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