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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된 현금 다발 빼쓰고 종이 채워놓기···증거물 곶간에 손 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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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4-11-0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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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권도현 기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권도현 기자



현직 경찰관이 압수물을 횡령하고 훔치는 사건이 잇따라 적발되자 전수조사를 벌인 경찰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훈령을 새로 제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압수물관리전수조사를 벌인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현금 압수물에 관리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압수물 등재를 늦게 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물품을 사무실 등에 따로 보관하다 뒤늦게 시스템에 입력했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총 8만3850건 중 3만300건38.5%이 늦게 등재됐다.

압수물을 따로 보관하다가 사무실 이전 과정에서 분실하거나 압수 목록에 기록된 내용과 실제 압수물 수량이 일치하지 않는 등 관리가 미흡한 사례도 5건 발견됐다. 현금 계수기가 없어 손으로 현금을 세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실제 압수물과 등록된 압수 금액을 다르게 기재한 일도 있었다.

이번 전수 조사를 벌인 계기가 된 압수물 횡령·절취 사례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이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통합증거물 관리실태 전수조사 결과 및 개선대책’을 보면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는 직원이 압수된 현금을 몰래 챙기고 A4 용지를 잘라 넣은 봉투를 압수물인 것처럼 보관하다 적발됐다.

서울의 다른 경찰서에선 압수물 관리자가 압수한 현금을 횡령했는데, 다른 부서로 발령된 이후에도 압수물 금고 열쇠 보관 장소를 알고 있어 현금을 계속 훔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한 경찰서에선 미리 알고 있던 비밀번호로 통합증거물 보관실에 들어가 도박 사건의 압수 현금을 훔친 뒤 가짜 지폐를 압수물 봉투에 넣어둔 일도 있었다.

경찰청은 통합증거물 관리자가 압수한 현금 등 중요 금품을 접수할 때는 압수물의 수량 등을 반드시 확인해 입고시키는 원칙을 세우기로 했다. 또 압수물을 눈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투명 비닐’이나 ‘플라스틱 박스’를 활용해 압수물을 보관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 밖에도 증거물 보관실에 이중보안 금고 설치를 의무화하고, 출입통제 도어록을 비밀번호형에서 지문인식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압수물 등재 절차가 자동화되도록 시스템도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 월별·분기별 점검 외에도 반기별로 관서별 교차 점검을 진행한다. 압수 현금은 증거로 활용할 필요가 없다면 전용 계좌에 보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찰은 이 같은 대책을 담은 압수물 관리 규정을 훈령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불안을 끼쳐 죄송하다”며 “전수조사 전까지 미처 몰랐던 문제들이 있었다. 솔직히 경찰청의 관심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시스템을 개선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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