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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내면 프로포폴 무제한 투약한 병원, 조폭과 한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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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4-11-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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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간 15억 상당 불법 판매·투약
조폭이 상주하며 돈관리·난동 진압
하루 약값 1860만원 낸 중독자도
김보성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돈만 내면 결제한 만큼 마약류 프로포폴을 무제한 투약하는 식으로 7개월간 15억원 상당을 불법 판매·투약한 서울시내 병원 의사 등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프로포폴을 맞은 중독자들이 난동을 피울 경우에 대비해 병원 내 폭력조직원이 상주했고, 새벽에도 투약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투약값으로 하루에만 1860만원을 낸 중독자도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서울 성동구 A의원 개설자 이모73씨, 의사 서모64씨, 상담실장 장모28씨, 폭력조직원 김모38씨 등 A의원 관계자 6명과 불법 투약자 1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다른 불법 투약자 23명 등은 불구속 기소했다. 도주한 범행 총책 윤모47씨는 추적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해 서울 소재 프로포폴 오남용 의원을 분석했고,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포착했다.


A의원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417차례 모두 14억58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 투약했다. 총책 윤씨는 브로커를 통해 이씨와 의사 서씨를 섭외했다. 상담실장 장씨는 과거 불법투약 건으로 적발된 병원에서 일할 당시 모아뒀던 중독자 명단을 범행에 활용했다.

A의원에서 시간당 프로포폴 투약 대금은 평균 100만원이었다. 투약량과 시간 모두 중독자가 요구한 대로 정해졌다. 장씨가 결제액에 맞게 투약량을 결정하면, 간호조무사가 의사 관리나 감독 없이 주사를 놨다. 아예 실명이 아닌 ‘딸기’ ‘포도’ 같은 가명으로 주사를 맞는 것도 가능했다.

한 중독자의 경우 하루 최대 결제대금이 1860만원에 달했다. 또 다른 중독자는 10시간24분간 주사를 맞았다. 의원 주변 CCTV 영상엔 병원에서 6시간가량 투약한 여성이 직접 차를 운전해 떠나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후 10시30분부터 다음 날 새벽 4시50분까지 투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통상 병원 내 불법투약은 피부 시술 등 의료 목적을 가장하지만 A의원은 달랐다. 어떠한 진료도 없었으며 의원 내 ‘피부관리실’에선 프로포폴 투약만 이뤄졌다. 수사팀이 급습했을 때 현장에는 사용하고 남은 프로포폴 박스와 주사기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고 한다.

의사 서씨는 불법투약 사실을 숨기려고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260명 명의를 도용해 이들이 치료용으로 프로포폴을 처방받은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당진식구파’ 조직원 김씨는 현금을 관리하고 프로포폴 중독자들 통제를 위해 병원에 상주했다. 검찰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마약 장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에토미데이트를 효능이 유사한 프로포폴이라고 속여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투약량 등을 식약처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 검찰 관계자는 “에토미데이트도 마약류 지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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