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짝퉁서 2030 핫플로 변신…이갈고 돌아온 中 미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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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진출, 해리포터 굿즈로 매장 꾸며
2030 캐릭터 덕후들 취향 저격
해리포터, 토이스토리 등 글로벌 콘텐츠 앞세운 新전략
특정 지점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템’ 多
2030 캐릭터 덕후들 취향 저격
해리포터, 토이스토리 등 글로벌 콘텐츠 앞세운 新전략
특정 지점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템’ 多
서울 혜화동 미니소 매장 안 해리포터 굿즈들이 전시돼있다/ 사진=박수림 기자
“월급 아직 안 들어왔는데...그래도 해리포터는 사야 해!”
이달 초 방문한 서울 종로구 혜화동 미니소 매장. 해리포터 굿즈를 구경하던 한 손님은 그만 사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볼펜, 파우치 등 해리포터와 관련된 굿즈를 계속해서 바구니에 담았다. 오픈 직후 매장 안 손님은 6명이었지만 순식간에 20명 정도로 늘었다. 대부분 해리포터 굿즈를 사려는 사람들이었다. 이 매장은 외관부터 해리포터의 배경인 호그와트로 꾸며져 있어 해리포터 ‘덕후’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딱이다.
최근 한국에 다시 진출한 중국 미니소가 2030세대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미니소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 굿즈를 통해 다시금 한국 유통시장 공략에 나섰다. 2021년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이후 약 3년 만의 귀환이다.
글로벌 캐릭터 앞세워 2030세대 소비 자극
혜화동 미니소에서 해리포터 파우치를 구매한 소비자의 모습/ 사진=박수림 기자
캐릭터 굿즈를 내세운 미니소의 전략이 2030세대의 소비심리를 제대로 자극한 모양새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검색어 트랜드 지수를 보면 2030세대가 ‘미니소’를 검색한 양은 대학로점 개장 하루 전인 지난달 13일 7에서 개장 당일 59, 개장 다음날은 100까지 치솟았다.
미니소 매장 직원 A씨는 “해리포터 굿즈를 찾는 손님들은 해당 제품이 입고되는 날에 맞춰 아침 일찍부터 오픈런을 한다”며 “보통은 10명 정도 기다리고 정말 많을 때는 20명 이상 매장 옆으로 줄을 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리포터 굿즈만 45만원 어치를 사간 손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매장은 입구를 기준으로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입구 오른쪽은 칫솔, 욕실화, 수납장 등 생활용품이 있고 왼쪽은 해리포터를 비롯해 토이스토리, 몬스터 대학교, 주토피아 등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협업한 굿즈로 가득 진열돼있다.
그중 매장 왼쪽 벽면은 해리포터 굿즈들로 채워져 있다. 호그와트 속 4개의 기숙사로 나뉘어 볼펜9900원, 에어팟 케이스8900원, 볼캡1만4900원, 수면양말7500원 등 다양한 굿즈들이 전시돼있다. 가격은 다른 캐릭터 숍에 비해 저렴한 편은 아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30살 여성 최씨는 “그냥 둘러보려고 왔는데 4만원 어치나 샀다. 해리포터 지팡이 볼펜과 파우치, 랜덤 피규어를 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이 살 생각은 아니었는데 자꾸 손이 갔다”라며 “최근에도 다시 정주행했을 정도로 해리포터 팬이다”라고 밝혔다.
친구를 기다리며 매장을 둘러보던 20대 여성 김씨도 “그전에는 다이소랑 이름이 비슷해서 미니소만의 특징이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 와보니 전혀 다른 매장인 줄 알았다.”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어 “캐릭터 굿즈가 많아져서 기존의 다이소 짝퉁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콘텐츠와 협업 지속이 성공의 열쇠
혜화동 미니소 매장 왼쪽 벽면이 해리포터 관련 굿즈들로 가득 차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실제 다이소와 비슷하게 저가 전략을 폈던 미니소가 마케팅 방식을 바꾼 이유는 다이소와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옥정원 부산가톨릭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쉽게 말해 소비자들이 이용할 가치를 못 느낀 것이 실패의 주원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니소가 다이소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해도 소비자들 심리상 저가, 편의성에 대한 부분은 이미 다이소로 굳어져 있던 상태”였다며 “유통업의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그 인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미니소의 2차 시장 진출의 성공 여부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인 글로벌 콘텐츠 캐릭터와의 협업 지속성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자칭 ‘굿즈 덕후’인 한모 씨29는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굿즈가 많아서 찾아올만한 가치가 있다”라며 “강아지 하네스랑 충전기, 아트세트 등 희귀템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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