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한파에 집 문도 안 열려"…뒤늦은 겨울나기에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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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31개 시·군 전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4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상수도사업소 창고에서 직원이 추위에 동파된 수도계량기를 정리하고 있다. 2025.2.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어젯밤 도어락이 갑자기 방전돼서 집에 못 들어갔어요. 집 외풍이 심해서 그런 것 같은데, 결국 근처에서 숙소를 잡고 잤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50여년 된 구옥에 사는 김 모 씨33는 전날 밤 열리지 않는 집 문 앞에서 덜덜 떨었다. 추운 날씨에 갑자기 얼어붙은 도어락을 고치지 못한 김 씨는 결국 근처 숙소를 예약해 자야만 했다. 김 씨는 "이미 수도관은 얼어있을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롱패딩 입고 드라이어로 배관 녹이는 시민들…보일러·수도관 동파에 끙끙
입춘 한파에 전국이 얼어붙었다. 4일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가량 떨어져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도 이하의 기온을 기록했다.
한파면 어김없이 고장 나는 보일러와 수도관 동파 등으로 인해 시민들은 걱정 속에 간밤을 보냈다.
구로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이 모 씨30는 지난밤 따뜻한 물을 비닐봉지에 담아 배관에 올려뒀다. 이 씨는 "겨울에 보일러가 고장 나고 수도관이 동파돼서 맨 위층의 임대인 집에서 자고 씻은 적이 몇 번이나 된다"며 "갑자기 기온이 내려간다고 하니 걱정돼서 어제는 예방 차 미리 뜨거운 물을 비닐봉지에 담아 배관에 올려놓고, 헤어드라이어로 따뜻한 바람도 쐬었다"고 말했다.
오래된 구옥에 살수록 걱정이 크다. 영등포구 신길동 50여 년 된 집에 사는 박 모 씨27는 매해 보일러 및 수도관 동파를 겪고 있다. 롱패딩을 껴입고 헤어드라이어를 배관에 쐬어주며, 단열재를 사다 감싸주는 게 겨울의 일상이다.
박 씨는 "첫해에는 배관에 드라이기를 쐬어줬는데 이듬해의 동파에는 물이 아예 안 나왔고, 물이 돌지 않으니 보일러 자체가 꺼져서 바닥도 차가워졌다"며 "오늘도 온수가 안 나올까 싶어 아침 샤워 전 물을 틀 때 긴장이 됐다. 이번 겨울은 크게 춥지 않게 잘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입춘을 넘어 시작된 한파에 걱정이 많다"고 했다.
고령의 할머니와 함께 사는 한 모 씨33도 동파를 주의하라는 아파트 관리실 방송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한 씨는 "지은 지 꽤 오래된 구축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어제저녁 보일러 동파를 조심하라는 관리실 방송을 들었다"며 "생각도 안 하고 있다가 동파 방지 방법을 급하게 찾아봤는데, 고령자이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서 더 걱정된다"고 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4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인근에 고드름이 얼어있다. 2025.2.4/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슬기로운 한파생활…외출 시 수돗물 틀고, 보일러 배관은 헌 옷으로 감싸야
전문가들은 수도관 동파 예방을 위해 외출 시 수돗물을 약하게 틀고, 수도계량기를 보온재로 잘 감싸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일러의 경우엔 배관의 물이 얼면 동파될 수 있기 때문에, 외부로 노출된 배관을 헌 옷 등으로 감싸 찬 바람을 맞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보일러를 끄지 않고 외출 모드를 틀어놓고 배관에서 물이 계속 돌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수도계량기 부분에서 동파가 많이 일어나는데, 계량기를 보온재나 못 쓰는 옷가지 등으로 잘 싸서 보호하는 게 좋다"며 "지자체마다 다르긴 하지만 계량기가 망가지면 개인 부담인 경우가 의외로 많으니, 신경을 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 문의 도어락이 얼어붙고 열리지 않을 때는 헤어드라이어나 보온재로 데워보는 게 좋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열쇠업체에선 "추운 날씨엔 차가운 바람 때문에 도어락 안의 부품이 얼거나 배터리가 금방 방전돼서 문이 열리지 않는단 손님들이 많다"며 "배터리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이 안 열리면 드라이기로 도어락을 데워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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