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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영하 14도에도 공짜 비빔밥 줄 장사진…서글픈 노인의 겨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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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5-02-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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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도 사람 몰린 탑골공원 급식소 찾아보니
[르포] 영하 14도에도 공짜 비빔밥 줄 장사진…서글픈 노인의 겨울 [세상amp;]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무료급식소 앞에 배식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만들어졌다. 김도윤 기자.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갈 곳도 마땅치 않고 밥 먹고 가려고 아침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어.”

지난 4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문형석73 씨는 이렇게 말했다. 문씨는 노인 연금 30만원과 설에 자녀에게 받은 용돈 20만원. 총 50만원으로 한 달 생활비를 충당한다고 했다. 문씨는 매일 이곳 탑골공원으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이날 정오께에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건물들의 처마 끝부분에는 듬성듬성 고드름이 매달려 있을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영하 14도의 한파가 덮쳤지만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은 노인 수십명은 긴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었다. 무료급식소를 두고 왼쪽으로는 햇빛이 들고 오른쪽으로는 그늘이었다. 두터운 외투와 모자, 장갑으로 무장한 이들은 그나마 추위가 덜한 양지에서 차례를 기다렸다. 탑골공원 주변에서 무료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원각’에선 밥 짓는 냄새가 퍼져 나왔다.

이날 급식소의 점심 메뉴는 비빔밥과 시래기국. 급식소 안에 마련된 좌석은 25개 정도 된다. 빈자리는 없었다. 대부분은 패딩 모자 덮어쓰고 귀마개를 쓴 채 식사를 했다.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 비빔밥 재료는 받지 않고 밥과 국만 받아 후루룩 국에 밥을 말아서 삼키는 이도 있고, 한 움큼 정도의 밥만 받아 오래 씹고 목으로 넘기는 사람도 있었다.

4일 종로구 탑골공원에 있는 무료급식소 ‘사회복지원각’에서 봉사자들이 배식을 돕고 있다. 김도윤 기자.


무료급식소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은 오른 물가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도 예전보다 녹록지 않다고 했다.

식사를 마친 윤모76 씨는 급식소 인근 무인 커피 자판기 앞에서 동전 300원을 넣고 커피가 나오길 기다렸다. 기자가 식사를 잘했는지 묻자, 윤씨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보였다. 그는 “하루 생활비 만 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발도 하고 밥도 먹고 예전엔 점심 한 끼에 3000원만 받는 곳도 많았는데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밥 사 먹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돈의동 쪽방에서 생활하는 배모65씨는 이날 아침을 거른 채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평소 새벽 3시에 일어나 한 시간 반 가까이 걸어가면 서대문구 구세군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을 수 있지만, 이날은 날씨가 너무 추워 나서지 못했다. 배씨는 “의정부나 청주에서 여기까지 밥 먹으러 오는 사람도 있다”며 “ 저렴한 식당들은 점점 문을 닫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그의 말처럼 한때 탑골공원에서 2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식당인 ‘부자촌’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부자촌은 소주 한 컵에 1000원짜리 잔술을 팔던 곳으로 유명했다.

사회복지원각은 1993년부터 노인과 노숙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365일 내내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20분까지 문을 연다. 강소윤 총무는 “후원금은 자꾸 줄어들고 특히 비상계엄 이후로 더 상황이 힘들어졌다”며 “더운 날은 더워서 추운 날은 추워서 어르신들에게는 부담이 되는데 한 끼 식사라도 맛있게 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우리나라 소득 기준 노인빈곤율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2년째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빈곤율은 38.2%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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