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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데려가, 다 죽일거야"…제주의 500마리 개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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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3-07-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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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치는 음식은 없다 - ①] 여름휴가 몰리는 밝은 섬의 숨겨지고 어두운 이면, 뜬장 갇힌 500마리 불법 개농장, 주인은 "오늘 하루만 9마리 죽었다, 불쌍한 것들 내가 키우는 거야" 욕설에 큰 소리, 제주시도 지난해 10월 시내 개농장 39개소 전수 조사, 동물보호팀장은 "개농장 개는 반려동물 적용하기 애매한 면 있다"

[편집자주] 개농장에서 살린 개를 만났습니다. 철창 사이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두려워하면서도 다가왔습니다. 코를 킁킁거렸습니다. 뜨거운 숨이 느껴졌습니다. 꼬리도 흔들었습니다. 반갑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개농장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먹는 개야"라고요. 개식용을 끝내기 위한 법안도 나왔고, 논의도 한창입니다. 그렇습니다. 꼬리치는 음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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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내의 500마리 개농장 전경.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였다. 보이는 건 좁은 뜬장, 그 안에 개들을 몇 마리씩 집어넣어 놓았다. 사육, 관리 의무 등 위반 우려가 있음에도, 제주시청은 동물보호법에 따른 그 어떤 제재도 하지 않았다./사진=서형진 행복이네 보호소 홍보팀장
"제주엔 놀러 와야 하는데…놀러 온 적이 없어요."

화려한 옷을 입고 캐리어를 끌고, 제주공항 게이트를 웃으며 나가던 여행객들. 그걸 보며 동물 보호 유튜버 스나이퍼 안똘이 쓰게 웃으며 한 말이었다. 우린 아름다운 제주도에 와 있었다. 다름 아닌 개농장에 가기 위해서. 안똘은 벌써 열한 번째 온 거라 했다. 개농장만 19곳을 갔단다. 모두 개농장 고발과 폐쇄를 위한 거였다.

야자수가 보이는 게이트 앞에 젊은 남성이 차로 마중 나와 있었다. 제주 행복이네 보호소에서 봉사하는 김근호씨였다. 행복이네는 개농장을 고발하고 아이들을 살리고 있다. 제주에선 유일하단다. 이해가 됐다. 구조는 힘들고 과정은 지치며 후원엔 큰 도움이 안 되는 일이기에. 안똘과 난 차를 탔다. 김씨는 "운전 좀 거칠게 하겠습니다"하며 보호소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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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고생하며 제주 개농장 등 여러 곳에 이동하게 해준, 김근호 행복이네 보호소 봉사자. 차 곳곳엔 예쁜 그의 반려견 사진이 놓여 있었다./사진=남형도 기자
차 안에서도 여러 고민이 오갔다. 제주에도 개농장이 많단 얘길 들었을 때 차창 밖을 봤다. 전혀 상상이 가질 않았다. 이면裏面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겉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예를 들어, 내가 기억하는 애월은 저녁노을이 황홀한 곳이었으나 김씨가 기억하는 건 많이 달랐다. 그 역시 서울에서 살다가 올해 제주로 이주해서 놀랐단다.

"애월이요? 그저 관광지라 생각했는데요. 산간 지역엔 방치견이 엄청 많고요. 새끼 생기면 개장수에게 팔고, 키우다 잡아먹기도 합니다. 파양.학대.방치, 그런 제보가 진짜 많이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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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똘과 행복이네 보호소가 지난 6월, 함께 구조한 이호테우 해변 인근의 개농장 모습. 눈으로 봐도 환경이 열악해보인다. 위에 있는 개농장과는 다른 곳이다./사진=행복이네 보호소
그 말에 지난 6월 기억도 끄집어내어졌다. 안똘과 행복이네 보호소가 함께 개농장서 개들을 구했다. 이국적인 이호테우 해변과 가까웠던 곳. 거긴 실은 이미, 1년 반 전에 개 50여 마리를 구조한 곳이었다. 더 키우지 않겠다고 서약까지 했었단다.

그런데 또 키우고 있었다. 이번엔 22마리였다. 고길자 행복이네 보호소 소장"꿈자리가 안 좋다"며 자꾸 가보자고 그랬단다. 그런데 그 꿈대로, 정말, 또 개농장을 하고 있었다. 김씨는 기자인 척까지 해서 현장 증거를 잡으려 애썼다. 당시 제주시청 공무원과 경찰의 소극 행정에 기염을 토했단다. 그의 기억이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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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테우 개농장 모습. 개들은 사라지고 목줄만 남았다./사진=행복이네 보호소
"도살 증거물을 찾아야 하잖아요. 제가 시골 출신이라 알거든요. 개들 뼈는 웬만한 불에 안 타요. 개농장에 들어가니 잿더미가 있더라고요. 경찰에게 저기 확인했느냐고 물었더니, 안 했대요. 보자고 해서 봤지요. 개의 턱뼈가 나온 거예요. 학대 증거가 됐지요. 경찰이 알아서 꼼꼼히 봐야 하는데, 떠 먹여줘야 하는 거지요."



재산 다 까먹어가며…25년째 개들 살리는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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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자 행복이네 보호소 소장. 25년간 1000마리가 넘는, 버려지고 학대당한 개들을 살렸다. 모든 재산을 다 쏟아붓고 빚까지 지고 있음에도, 지금 삶이 더 행복하다던 좋은 사람. /사진=남형도 기자
이야길 나누는 사이 행복이네 보호소에 도착했다. 까무잡잡한 피부, 머리는 뒤로 질끈 넘기고 붉은 장화를 신은 사람. 고길자 소장이 우릴 반겼다. 웡웡, 멍멍, 컹컹, 각기 다른 아이들 짖는 소리가 퍼졌다. 털은 깨끗하고 호기심에 눈은 빛나고 귀는 젖혀져 있고 꼬릴 흔들고 있었다. 반기는 거였다.

꼬물이 여덟 아이가 있기에 다가갔다. 틈으로 손을 내밀자 냄새를 맡고, 서로 핥아주겠다고 난리가 났다. 서형진 행복이네 보호소 홍보팀장"임신했던 애를 구조했다. 병원에선 낙태를 권유했는데, 마음이 아파 여기서 낳게 했다"고 설명했다. 찰나의 순간에 살리려 했던 다정한 판단. 덕분에 이리 귀여운 모습을 보게 된 거였다. 좋은 거였다, 살아간단 건.
임신한 개를 버렸고, 동물병원에선 낙태하라고 했으나, 고길자 소장은 그러지 못했다. 어미를 살리고 새끼를 낳게하고 돌봤다. 그래서 세상의 빛을 보게된 꼬물이들. 너무 귀엽다./사진=남형도 기자
제주에서 25년 동안 1000마리가 넘는 개를 살렸단 사람. 고 소장은 원래는 해수욕장서 계절 음식점을 했다. 버려지고 떠돌아다녔던 발바리 하나가 집에 들어온 게 시작이었다. 그땐 유기견이 뭔지도 몰랐다. 발바리가 7마리 새끼를 낳았고, 입양도 보내줬다.그러면서 또 살리고, 다시 살리고 하게 됐다.

아픈 아이들을 치료해주며 당시 돈으로도 1000만원이 넘게 들어갔다. 1989년에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고, 자유롭고 고급스럽게 여행이나 다니던 사람. 지금은 병원비 등 빚만 수천만원이 생겼다. 고 소장에게 어떤 마음으로 하는 거냐고 물었다. 망설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로지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지요. 다른 건 없어요. 그 생각뿐이에요. 살리면 마음이 엄청 좋아요. 잠이 안 오다가 그제야 와요. 다들 저한테 왜 그리 힘들게 사냐고 해요. 그런데 난 지금이 행복해요."



벌금 내며 버티는 개농장…집채만한 통에, 음식물 쓰레기 끓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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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를 보러간 제주 시내 500마리 개농장. 좁은 뜬장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큰 개들. 폐쇄 명령을 받았음에도 버젓이 벌금을 내가며 하고 있다. 주인은 정리하는 시간으로 2년을 얘기했다./사진=남형도 기자
안똘, 고 소장, 보호소 직원들과 함께 개농장 실태를 보러 가기로 했다. 제주도민들도 잘 모르는 개농장이 많단다. 김씨는 "보호소에 오는 봉사자들이 이런 데가 있었어요?라고 한다"고 했다. 안똘은 "일반인들이 절대 올 일 없고, 올 수도 없는 곳에 개농장이 많다. 4000마리 되는 곳도 있었다"고 했다.

좁아진 길이 시작됐다. 안똘이 "역시 개농장 가는 길은…"하며 말끝을 줄였다. 해당 개농장도 이미 불법으로 많이 걸린 곳이었다. 폐쇄 명령도 내렸으나, 벌금을 내며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안똘은 "불법 개농장에 대해 건축, 농지, 축산, 지하수, 환경 등으로 민원 넣었다"며 "제주시청 공무원들에게 현장에 오전 10시까지 나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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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마리 개농장 개들이 먹는 음식물 쓰레기, 그걸 담은 커다란 통. 끓여서 먹이고 끓여서 또 먹이고 있었다./사진=남형도 기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길을 따라가니 개농장이 훤히 보였다. 큰 규모의 부지였다. 고 소장은 "우리 보호소 곱절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예상했던 익숙한 광경이 펼쳐졌다. 뜬장이었다. 그 안에 있는 건 한 마리당 30~40킬로는 나가 보이는 초대형견이었다. 주로 큰 개들이었으나 작은 개들도 함께 보였다.

오른편엔 엄청 커다란 통이 놓여 있었다. 짬밥음식물 쓰레기통이었다. 주위를 둘러본 안똘이 "짬밥통이 엄청 많다. 입구쪽에도 있다"고 했다. 그걸 끓이고 있었다. 여름이라 상할까 싶어 그러는 듯했다. 열악한 환경이었다. 좁은 뜬장엔 큰 개들이 네댓 마리씩 들어가 있었고, 푹 찌는 더위에 선풍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안똘은 "목줄이 걸려 있었다. 그게 얼마나 잡았는지 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년 된 500마리 개농장…"싹 갖고 가라, 너희들보다 개 더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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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마리 개농장에 걸려 있던 개들의 목줄./사진=서형진 행복이네 보호소 팀장
개농장 실태를 기록하고 있으니, 개들이 짖기 시작했다. 농장 주인이 우리를 보더니 소릴 질렀다.

"야, 뭐 찍는데. 어? 개들 다 갖고 가. 안 갖고 가면 내가 다 죽일 거야."

나온다던 제주시청 공무원들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농장 주인은 우릴 경찰에 신고했다. 잠시 뒤 다시 오더니, 고래고래 소릴 질렀다. "경찰 올 거니까 가지마. 누구는 개 키우고 싶어서 키우는지 알아. 불쌍한 것들 내가 키우는 거야. 싹 갖고 가라. 나는 진짜로 싫다."

그는 개들이 한 500마리 된다고 했다. 안똘이 "도살 기구는 뭐냐"고 묻자 주인은 "법적으로 서류 다 가지고 오라"고 다른 대답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한 차례 더 갔다. 이번엔 다른 농장 주인이 나왔다. 그는 "나도 살기 위해서 하는 거야. 사람이 살기 위해서 하는 거라고"라며 흥분해 소리쳤다. 그러면서 "내가 너희보다 개를 더 좋아한다. 안 그래도 시에서 계속 오고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며 "시에다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 했다. 아침에 봤던 농장 주인도 다시 나와서 "오늘 개 아홉 마리 죽었으니까 보상해 놓으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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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안똘이 고길자 행복이네 보호소 소장의 등을 밀어주고 있다. 허리며 다리가 안 좋아 고생하면서도, "난 병원 갈 팔자가 아니다"라며 그 비용까지 아끼는 사람./사진=남형도 기자
서 팀장이 "포기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농장 주인은 "왜 포기를 하느냐. 내가 뭐 먹고 사는데 그럼"이라고 답했다. 그가 정리하는 데 필요하다던 시간은 2년이었다. 주로 생계를 얘기했다. 뭐 먹고 사느냐, 이제 와선 경비원도 못 한다, 노후는 어떻게 하느냐, 그런 얘기였다.

개농장 내부를 보여달란 요청도 거절당했다. 주인은 "우리 집에는 시 공무원도 못 들어와"라고 했다. 그는 시종일관 당당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끓이는 걸 봤는데, 아프지 말라고 비타민에 칼슘에 첨가제를 타 먹인단다.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돌아가는 차 안에선 묵직한 침묵이 감돌았다. 운전하던 김씨가 이런 말을 했다. 그 말이 더 아팠다.

"개들 있잖아요. 그 와중에 자기 밥 준다고 주인한테 꼬리치더라고요."



제주시청에 찾아갔더니…"잔인하게 목 매달거나, 망치로 때리는 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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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에 찾아간 안똘사진 맨 오른쪽과 고길자 행복이네 보호소 소장과 봉사자들과 기자. 얼굴을 가려야 할 것 같은 이들만 가렸다./사진=김근호씨
우린 제주시청에 찾아갔다. 이 같은 실태를 알고 있는지,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제주시청 비서실장과 동물보호팀, 환경보전팀장 등과 면담했다.

해당 개농장은 불법 사항이 여러 건이었다. 환경보전팀장은 "위법 사항 인지를 했고, 현장 점검해 폐쇄 명령을 내렸다. 농장주에겐 6개월 안에 정리하라고 문서를 보냈다"고 답했다.

문제는, 동물보호법과 관련해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단 거였다. 동물보호팀장은 "잔인하게 목 매단다거나, 망치로 때린다거나, 그런 건 개별 처리를 하는데 개농장 자체에 대해선 불법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이에 행복이네 보호소 측의 반박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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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법에 명시돼 있지 않은 게 아니다. 법이 있어도 소극적으로 적용하는 게 문제일뿐./사진=서형진 행복이네 보호소 팀장
"망치로 때리는 것만 학대 행위가 아니잖아요. 강아지가 있는 환경에 대한 것도 학대입니다. 작은 뜬장에 대형견 대여섯 마리가 들어가 있는데 이것도 학대입니다."김근호씨

"동물보호법에 명시돼 있어요. 반려동물의 사육 의무. 사육 공간. 사육 공간은 바닥은 땅 등 동물의 발이 빠질 수 있는 재질로 하지 않을 것. 자연스러운 자세로 일어나거나 눕거나 움직이는 등 일상 동작에 지장이 없도록 제공할 것. 가로 및 세로는 각각 사육하는 동물의 몸길이의 2.5배 및 2배 이상일 것."서형진 팀장

고 소장은 피를 토하듯 개들을 대변했다. "그 애들을 어떻게 처리하겠어요. 도살입니다. 자기네 먹고 살 노후 자산이라고 해요. 애들 다 죽여서 빨리 없애란 뜻밖에 안 되지 않느냐"고.



동물보호법 사육 의무에 명시돼 있는데…제주시청 "농장동물을 반려동물로 봐야하느냐, 애매모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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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등록을 했는지만 따져도, 충분한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고./사진=서형진 행복이네 보호소 팀장
서 팀장의 말대로였다. 그가 말한 모든 게,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엔 반려동물에 대한 사육.관리.보호 의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주일 뒤, 제주시청 동물보호팀장에게 다시 연락해 물었다. 그는 동물보호법상 적절한 사육을 위해 해야하는 내용이 있단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럼 왜 단속하지 않느냐고 했다니 이리 답했다.

"농장 동물을 반려동물로 봐야 하느냐. 그런 애매한 부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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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농장에서 주로 사육하는 도사 등은 맹견이며,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걸로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사진=서형진 행복이네 보호소 팀장
이에 대해 안똘은 "그런 얘기가 동물을 반려와 식용으로 구분하는 헛소리"라며 "농림축산식품부에 예전부터 뜬장에 대한 질의를 수차례 했었다. 뜬장은 학대 시설이 맞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반박했다. 개농장에 있는 뜬장만으로도 동물 학대가 된단 얘기였다. 이어 "제주시청은 정말 일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제주시청은 지난해 제주 시내 개농장과 관련한 전수조사를 마쳤으며, 행정 처분 중이라고 했다.

제주시청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에 개농장 39곳에 대해 동물 방역과가 주관해, 자치 경찰과 합동 점검을 했다. 총 33곳에서 48건을 적발해 위법 사항에 대해선 행정처분을 통지했다"고 답변했다. 추가 제보되는 개농장에 대해서도 계속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개농장 개와 반려동물을 구분하던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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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테우 개농장에서 살린 개들. 세일이, 세이, 세삼이, 세사, 세오, 세육이. 이제야 이리 웃는다./사진=남형도 기자
제주시청 동물보호팀장이 참고하면 좋을 이야기가 있어, 끝으로 담는다.

이호테우 개농장에서 구한 개들 얘기다. 이중 7마리를 행복이네 보호소로 데려왔다.

개들에겐 이름이 생겼다. 세일이, 세이, 세삼이, 세사, 세오, 세육, 세칠이. 빠짐없이 건강해 보였다. 안도했다. 표정도 좋아 보였다. 여전히 경계하는 녀석들도 있었으나, 똘망똘망한 눈으로 다가와 호기심을 보였다. 꼬리를 흔들었다. 귀를 젖혔다. 보는 것만으로 덩달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서형진 팀장이 말했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녔다고. 구조 당시엔 이랬단다.

"세일이는 경계가 너무 심했었어요. 구석에 박혀서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었고요. 이젠 일어나네요. 세삼이는 입질이 심했는데, 진짜 많이 나아졌어요. 처음엔 다 쫄아 있었고 삶의 의지가 없어 보였어요. 다 포기한 것처럼요. 지금 표정 봐요. 달라졌지요."

그러면서 서 팀장이 아이들 옛날 사진을 보여줬다.

아무런 의심의 여지 없이, 그의 말대로, 정말 달라 보였다.
이호테우 개농장에서 살린 세칠이털 짧은 녀석. 좋다고 난리였다. 죽을뻔한 개가 살아서 반겨주고 있었다. 따뜻했다. 그래서 나도 좋았다./사진=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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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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