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최근 고려대 여학생이 양심 결제한 노원구의 한 무인점포에서 3인조 젊은 남녀가 현금을 털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4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벌건 대낮에 손님 다 보는 앞에서 무인 가게 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 속 가게는 지난 3월 28일 키오스크 속 가격이 잘못 기재된 것을 발견한 고려대 여학생이 양심 결제한 곳으로, 당시 미담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점주 A씨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며 피해 사실을 담은 글을 올렸다. 그는 "그 일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젊은 남녀 일당 3명이 1시간에 걸쳐 키오스크 현금통을 부수고 탈탈 털어갔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일당이 가게 근처에서 염탐을 시작했고, 후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주동자 남성이 먼저 가게 안에 들어와 물건을 사는 척 동태를 살폈다.
얼마 후 남성은 손님이 계속 오고 가는 데도 교묘하게 눈을 피해 준비해 온 도구로 키오스크를 뜯었다. 그 사이 일당은 밖에서 어슬렁거리며 망을 보고 있었다.
A씨는 "손님이 볼 땐 물건을 고르거나 결제하는 척하고, 안 볼 땐 키오스크를 뜯었다. 키오스크는 전면 유리를 통해 외부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위치였음에도 태연하게 작업했다"며 "그렇게 1시간에 걸친 끝에 키오스크를 완전히 파손하고 현금을 몽땅 꺼내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고. A씨가 기계를 급히 수리해 다시 영업을 정상화하기 무섭게 같은 일당으로 보이는 남성이 찾아왔다가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던 A씨 경고 방송에 달아났다고 한다.
A씨는 "순간적으로 경찰 신고할 생각을 못해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못했다"며 "수법이 워낙 일반적이지 않고 교묘해서 다른 점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유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지난번 저희 가게를 다녀간 고대 양심 손님으로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한 달 여 만에 외국에서나 볼법한 일을 겪으니 피해 금액을 떠나 마음이 참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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