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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넘겼더니 농산물 고물가 폭탄…시장 상인도, 손님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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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3-08-15 07:02 조회 4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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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격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대파 한단에 2000원 하던 게 지금 4500원이나 해요. 손님들도 태반이 가격을 물어보곤 비싸다며 발길을 돌립니다."


태풍 넘겼더니 농산물 고물가 폭탄…시장 상인도, 손님도 울상

지난 13일 오후 5시께 서울 중구 중앙시장이 한산하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지난 13일 오후 5시께 서울 중구 중앙시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박모씨74·남는 답답하다는 듯 이같이 하소연했다. 한산한 분위기의 시장에서 무심히 진열된 상품을 정리하던 박씨는 "비싸게 판다고 돈을 더 버는 것도 아닌데 밑지고 팔 수도 없고 답답하다"며 "물건을 떼러 도매시장에 나가도 물량 자체가 많이 없다. 자연스레 비싼 값에 들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좋은 날씨가 이어지며 시장에 손님이 없다. 태풍으로 농산물 가격이 또 오르면 손님은 더 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의 가게는 시장 통로의 중심에 위치해 목이 좋음에도 이날 대부분의 손님은 진열된 농산물을 슬쩍 훑어보곤 이내 자리를 떴다.


같은 날 오후 6시께 성동구 금남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농산물을 구경하는 손님 10여명 중 실제 물건을 산 사람은 2명뿐이었다. 한 노인은 5분 가까이 물건을 살펴본 후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하게 접힌 1000원짜리 지폐를 3장 꺼내 감자 1봉지만을 구매한 뒤 가게를 나섰다. 상인 신모씨71·여는 "3알에 1000원이었던 양파를 지금 2알에 1000원에 팔고 있다. 알배추는 주먹만 한 게 5000원이나 한다"며 "나조차도 당장 먹을 김치가 없길래 딱 알배추 하나만 김장을 했다. 비싸게 느끼는 손님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 부담은 소비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날 중앙시장을 찾은 주부 김모씨60·여는 "5월 초쯤과 비교하면 농산물 가격이 두세배 정도 오른 것 같다. 방울토마토를 즐겨 먹는데 1㎏에 3500원 정도였던 것이 요샌 1만원 가까이한다"며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장 보는 양을 줄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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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금남시장의 한 채소 가게. 감자 1봉지에 3000원, 양파 1봉지에 2000원이란 가격이 책정돼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재래시장 상인들은 우려했던 만큼의 태풍 피해가 없음에 안도하면서도, 고물가와 날씨 등으로 손님이 급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장마에 이달 초 폭염까지 이어지며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1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10㎏에 2만5760원으로 지난달 9880원보다 160.7% 올랐다. 무와 대파, 시금치 도매가격도 지난달보다 각각 127.3%, 56.6%, 51.7% 급등했다.


태풍 카눈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명절 대목 수요 증가가 반영되면 농산물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눈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농지는 여의도 면적290㏊의 5.4배에 달하는 1565.4㏊로 알려졌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농산물 시장은 특성상 외부 변수에 의해 가격 변동 요인이 크다"며 "태풍 피해로 공급은 줄고 추석은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오르는 시기이기도 해서 농산물 물가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부 비축물 출하와 중간 유통업체 관리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창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특임교수는 "최근 기상 악화로 인해 공급이 적절하게 되지 않아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갑작스러운 공급 저하로 인한 현상이기 때문에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품목들을 시장에 출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도 "농산물은 공급을 급작스레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유통채널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모니터링과 함께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가격이 형성되지 않게 적정가를 유지한다면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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