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가 미래차 지배'…현대차, 차세대 플랫폼 개발 완료

올해부터 신차에 '모빌진 어댑티브' 적용
개발 기간 최소 2년, 연구인력 대거 투입
차량용 SW 시장 2030년 540조원 '선점'

'SW가 미래차 지배'…현대차, 차세대 플랫폼 개발 완료

모빌진 어댑티브가 적용된 자동차 모형. (현대오토에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차 시장의 패권을 거머쥘 차세대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개발에 성공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속도를 낸다. 차량용 SW 시장은 2030년 시장 규모가 54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미래차 시장의 최대 승부처로 평가된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모빌진 어댑티브’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에 나섰다. 모빌진은 복잡한 SW를 안정적으로 빠르게 제어하는 현대오토에버의 통합 솔루션 브랜드로, 모빌진 어댑티브는 △표준화된 플랫폼 △초고속 통신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 이더넷 통신 기반의 상호 연결성 및 실시간 업데이트 등이 특징이다. 특히 전기차에 최적화된 SW 플랫폼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가 자동차를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커넥티비티나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에 꼭 필요한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향후 10년간 쓸 수 있는 SW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개발 기간만 최소 2년 이상 걸렸고 수십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과 10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등 현대차그룹도 그룹 차원에서도 전사적으로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자료=현대오토에버)

상용화는 올해부터 전격적으로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출시할 최신 모델뿐 아니라 현재 시판되고 있는 차량에도 모빌진 어댑티브가 탑재된 최신 차량 유무선 통신 통합 제어기(CCU)가 적용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1년간 모빌진 어댑티브의 양산 품질 확보에 주력했던 만큼 상용화에 자신하고 있다. 향후에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운항 선박 등 외연 확장에도 나선다.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모빌진 제품을 접목시킬 사업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파트너십, 조직ㆍ인력운영 개선, R&D 효율화 등 다각적인 경영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SW 개발이 완료되면서 자율주행 ‘레벨3’ 상용화도 기대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출시한 제네시스의 G90과 기아 EV9 등은 레벨3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최근 현대오토에버는 증권사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레벨3 부분자율주행 도입이 지연되면서 모빌진 관련 매출 발생도 지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SDV를 향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표준화된 SW 플랫폼 개발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차 시장의 승부가 걸린 차량용 SW 시장은 잠재력도 상상을 초월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앤 컴퍼니는 차량용 SW 시장은 2025년 약 415조원, 2030년에는 54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그룹도 SDV 관련 인원만 2026년까지 4만4000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차량용 SW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투자도 15조원가량 예고됐다. 정효정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20년을 기점으로 완성차업체의 기술 개발 동향이 하드웨어에서 SW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라이다 등 센서, 자율주행, 배터리 충전 등을 실행하기 위한 프로그램 관련 특허와 차량용 SW 특허 등록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