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손으로 주식창 열었는데"…전쟁중에도 '이 펀드' 수익률 반등

중동발 위기에 전 세계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최근 오름세를 보이며 눈길을 끈다.


국내 러시아 펀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터진 이후 현재까지 거래가 막혀있지만 기준가는 여전히 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연 16%의 고금리 환경에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어 현지 증시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러시아 주식형 펀드는 최근 1개월간(국내시각 19일 기준) 2.44%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1.06% 손실을 보고 북미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0.11%에 그친 점과 대비된다.

일본(-0.46%), 유럽(-1.50%)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과 중국(-0.16%), 베트남(-6.62%) 등 주요 신흥국 주식형 펀드도 손실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러시아 증시는 최근 한달새 오름세를 보였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에서 달러로 표시되는 러시아 RTS 지수는 이 기간 5.37% 상승했다. 루블화 기준인 MOEX 지수(현지시간 19일 기준)는 6.23% 올랐다.

고정석 신한자산운용 매니저는 “대러시아 금속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원유·금속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자재 생산기업 비중이 높은 러시아 증시는 오름세를 보였다”며 “여기에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IMF가 러시아 GDP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러시아 증시를 대표하는 두 지수는 루블화 가치에 따라 큰 괴리를 보인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3500선이던 MOEX 지수는 전쟁이 발발하며 2022년 2월 2400선으로 밀린 뒤 그해 10월 1700선까지 후퇴했다가 현재 3400대까지 반등했다.

같은 기간 1400선이던 RTS 지수는 700선까지 떨어진 후 지금은 1100선까지 올라왔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가 완화돼 매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하더라도 해당 시점에 러시아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 운용되는 러시아 주식형 펀드는 9종으로 설정액은 총 1964억원이다.

러시아 주식형 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가입과 환매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2022년 3월 서방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돌입한 가운데 러시아 중앙은행이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와 배당금 수령을 금지하면서다.

대부분 현지 에너지 기업을 높은 비중으로 담은 한편 상품별로 금융·산업재·소비재를 비롯한 다양한 섹터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주식 자체는 내국인을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보유 종목 가격과 루블화 가치 변동을 반영한 펀드 수익률 집계도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운용역들도 여전히 상품을 모니터링하며 투자자들을 위한 운용 보고서도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만큼 운용 보수는 사실상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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