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세인상 카드 꺼내나…"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25% 넘을 듯"

지난 2월 스위스 모토쇼에서 공개된 중국 비야디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아토3'(Atto3) /사진=블룸버그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25% 이상에 달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유럽을 활주하는 내 중국 전기차 비중이 1년 사이에 5% 이상 증가한다는 것으로, 유럽연합(EU)이 자국 자동차 업체를 위협하는 중국산 전기차 유입을 막고자 관세 인상 카드를 사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2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유럽운송환경연합(T&E)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2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비야디(BYD)와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글로벌 시장 확장 계획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유럽 시장 내 '중국산' 전기차 판매 비중이 25.3%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EU 전체에서 판매된 배터리 구동 전기차의 약 19.5%가 중국산이었다. 특히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팔린 전체 전기차 중 33%가량이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EU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테슬라 등 서방 업체의 제품"이라면서도 차량 자체는 중국에서 생산됐다고 짚었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 순위 상위권에 테슬라, 폭스바겐, 피아트 등이 올라와있지만, 판매된 전기차 자체는 대부분 '중국산'이란 지적이다. 테슬라는 생산원가 절감 등을 위해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고, 이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미국, 유럽 등으로 보내고 있다.

T&E는 유럽 시장 내 '중국 브랜드' 전기차 비중도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올해 약 11%를 기록하고, 2027년에는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 운송환경연합(T&E)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중국 생산과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로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2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AFPBBNews=뉴스1

CNBC는 T&E의 이번 조사 결과가 "유럽위원회가 중국 내 전기차 제조업체에 지급되는 보조금이 (유럽) 현지 기업의 영향력을 부당하게 약화하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번 결과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관세 인상 등 EU의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은 중국 업체 이외 테슬라, BMW 등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업체도 보조금 조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실제 T&E는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생산되는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중형' 전기차가 EU의 동급 제품보다 가격을 더 높이려면 전기차 (수입) 관세를 현행 10%에서 최소 25%로 인상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보고서는 관세 인상만으로는 '중국산 전기차' 유입을 막을 수 없다며 유럽 내 전기차 부품 생산부터 최종 조립까지 이뤄질 수 있는 생산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세의) 목표는 완전한 경제적, 기후적 이익을 얻기 위해 전기차 추진을 가속하는 동시에 유럽에서 전기차 공급망을 국산화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유럽의 중국산 전기차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테슬라, 비야디 등 비(非)유럽 전기차 업체들은 유럽 내 생산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는 독일에 전기차 조립공장 증설을, 비야디는 헝가리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