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언급만 벌써"…삼성·LG, 새 성장 엔진 확보 '초읽기'?

삼성·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들어 공식석상에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관련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보다 거래 관점에서 더 나은 환경이란 판단 하에 과감한 투자로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게 및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일랜드의 존슨콘트롤즈 냉난방공조(HVAC) 사업부가 매물로 나온 가운데 M&A 원매자 리스트에 삼성전자 이름이 올라왔다.

로이터통신은 매각가가 60억달러(약 8조원)에 달하는 이번 초대형 M&A에 삼성전자가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존슨콘트롤즈 HVAC 사업부를 인수하면 가정용과 업무용 냉난방 기기 시장에서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독일 콘티넨탈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차랑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사업 일부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871년 설립된 콘티넨털은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기업이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전장업체 하만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대형 매물이 나올 때마다 삼성전자가 회자되는 배경에는 그만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M&A 등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80억 달러를 들여 하만을 인수한 후 대형 M&A 건수가 전무하다.

삼성전자 경영진 역시 강한 의지를 피력하며 M&A에 힘이 더 실린다.

실제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M&A가 많은 부분이 진척됐다”며 “조만간 주주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 부회장은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봉쇄, 거시경제 상황 악화 등 여러 환경으로 인해 절차가 지연됐다”며 “삼성전자가 사업 발전을 위해 M&A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강조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회장 직속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 대내외 전문가들을 모아 중장기 전략 수립과 대형 M&A 등 삼성의 미래 설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역시 지난 26일 열린 주총에서 새로운 M&A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제 LG전자는 가전회사를 넘어서는 큰 계획을 갖고 있다”며 “현재 조인트벤처(JV)나 M&A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조만간 이야기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을 선포하며 2030년 매출 100조원,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비전 달성을 위해 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최근 로봇 분야에 힘을 싣고 있는 LG전자 행보에 주목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엔젤로보틱스를 시작으로 로보스타·베어로보틱스 등 여러 업체의 지분을 사들였는데, 모두 로봇 관련 업체다.

M&A 거래가 지극히 부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1분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기업 간 M&A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글로벌 M&A 시장에서 거래 규모 1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거래는 1분기에 11건을 기록, 전년 동기(5건) 대비 크게 늘었다. 에너지, 테크분야, 금융 분야의 거래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M&A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그 동안 억눌린 M&A 수요가 상당해 향후 시장 낙관론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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