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3.3조 투자로 관심 커진 K콘텐츠…"결국은 지식재산(IP)"

"IP 확보 위한 제도 정비 필요...슈퍼 '을' 될지 IP가진 국가될지 선택"

(왼쪽부터) 김용희 동국대학교 교수,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백승혁 콘텐츠진흥원 팀장, 허승 왓챠 이사,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팀 리더가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넷플릭스 한국투자 어떻게 볼 것인가' 세미나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결국은 지식재산(IP)."
글로벌 사업자로부터 국내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선 IP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9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넷플릭스 한국투자 어떻게 볼 것인가' 세미나에서 "IP를 가진 기업이 부가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우리는 제작 단계에만 머무는 일이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그간 한국 콘텐츠 시장에 투자를 하면서 IP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해 왔다. 콘텐츠 한 편이 글로벌 성공을 거두더라도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은 계약 조건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없는 구조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수혜를 입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넷플릭스는 글로벌 투자로 제작 행태를 바꾸고 자신 IP를 확보하는 전략들을 써왔다"면서 대표 사례로 '오징어게임'을 꼽았다. 국내 IP인 오징어게임은 글로벌 흥행으로 종이의 집, 브리저튼, 기묘한 이야기 등 넷플릭스 핵심 IP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IP로 성장했다.

그는 IP확보를 하지 못할 경우 국내 콘텐츠 제작사는 하청공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콘텐츠 핵심인 IP는 가지지 못한 채 제작만 담당하는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프랑스 OTT '살토(SALTO)'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하청기지 전락을 막기 위해 국내 사업자의 협상력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식으로 조합주의로 대응하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조합의 힘이 약하고, 그렇다고 유럽처럼 법제를 갖추자니 시장이 경직된다"면서 "한국상황에 맞는 제도화가 무엇인지 양쪽 사업자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해야 할 때"라 말했다.

특히 콘텐츠 사업을 글로벌 산업화의 관점에서 대응해야한다고 봤다. 그는 "IP를 가진 국가가 되고 싶은지 '슈퍼마리오'처럼 보상금을 받는 슈퍼 '을'이 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면서 "반도체 등 전략 산업과 같이 미디어도 시장이 글로벌화됐다는 감각 하에 투자·지원 등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들고 현대차가 완성차를 계속 만드는 이유도 결국 글로벌 밸류 체인의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 투자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4년 투자로 단물만 빼가는 것 아니냐'는 건데, 반도체 업계의 TSMC처럼 우리나라를 제작 기지화하는 전략을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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