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좌석 머리 받침대에 발을 턱"…고속버스 기사 한탄

고속버스 안에서 앞좌석 머리받침대에 두 발을 올리고 가는 민폐 승객의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사고 있다.

자신을 버스 기사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역대급 빌런이 탑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고속버스에서 앞좌석에 다리 올리는 습관은 버렸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겪은 일을 소개했다.

A씨는 “새벽 고속버스터미널을 출발해 조금 전에 동대구터미널에 도착했는데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룸미러에 (비친) 승객의 다리가 신경 쓰였다”면서 “한쪽 다리를 하늘로 쭉 뻗은 상태에서 옆으로 왔다갔다 하며 춤을 췄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한 승객이 신발을 벗은 채 두 다리를 쭉 뻗어 비어 있는 앞좌석 머리받침대에 발을 올려놓은 모습이 담겼다. 다리를 뻗은 각도로 봤을 때 승객은 의자를 뒤로 젖혀 거의 누운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제지할 방법이 없어 휴게실에서 잠 깨면 더 이상 안 그러겠지 생각했는데 신호에 걸렸을 때 룸미러를 자세히 쳐다보니 이번에는 두 다리를 저 상태로 가고 있더라”며 “바로 앞자리에는 승객이 없었지만 두 칸 앞에는 다른 승객이 계신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도착해서 한마디 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지만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이 생각나 그냥 쳐다만 봤다”며 “20대 젊은 청년이었는데 부디 고속버스 앞의자에 다리 올리는 습관은 버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안전벨트를 제대로 매면 저 자세가 안 나올 텐데 안전벨트도 안 맸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고, 다른 이는 “저러다 사고가 나거나 급정거라도 하면 어쩌려고 하나”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광역급행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전세버스 등에서 승객이 안전띠를 의무적으로 착용(임산부·부상·질병·장애 등 특수상황 제외)해야 한다. 만일 승객이 안전띠 착용을 거부한다면 운전자가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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