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PA간호사, 최저임금 받고 일하겠나…실현 불가능"

"간호사가 민형사상 책임 감당 가능하겠나"
"전공의 등에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없었다"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정부가 전공의 부재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간호사, 진료보조인력(PA) 간호사에게 심폐소생술·응급약물 투여 등 의사의 업무를 위임한 것을 두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8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고 "PA간호사들이 주당 100시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전공의처럼 할 수 있겠느냐"면서 "전공의 1명이 할 일을 4명이 해야 하기 때문에 PA간호사가 의료공백을 채우려면 지금보다 3배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병원에서)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복지부가 심폐소생술, 기도삽관, 약물투여 등 PA간호사에게 허용하는 업무범위를 규정해 (의료사고가 나도)장관이 무면허 의료행위로 행정처분하진 않겠지만, 이로 인해 벌어지는 악결과와 민·형사상 책임은 (간호사가)져야 하는데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또 정부가 의료사고가 나면 민형사상 책임을 병원장이 지도록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병원장이 간호사에게 지시할 수 있겠느냐"면서 "(정부가)현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 거짓말에 발목 잡혀 계속 늪으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시된 이른바 '의협 내부 문건 폭로' 글에 대해서는 "비대위에서 작성된 적이 없는 명백히 허위, 날조된 문건"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의협 내에서 쓴 것이 아니어서 게시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고소하는 것"이라면서 "진짜로 의사가 올린 글인지, 의사를 사칭한 누군가 올린 것인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의협 비대위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시된 이른바 '의협 내부 문건 폭로' 글에 대해 사문서 위조 및 허위사실 유포,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의협이 전공의나 의대생들에게 '블랙리스트(집단행동 불참 명단)'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소문도 명백한 거짓말"이라면서 "절대로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것을 지시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또 정부가 최근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는 내용의 'we need U' 동영상을 제작한 것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보다 공익이 우선된다며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동영상에 나온 '자신의 삶보다는 우리의 생을 위해'라는 표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공익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희생 정도는 당연하게 여기는 전체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표현이다. 강요된 희생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른 의료 시스템 정착과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해 의료계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정부의 메세지를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런 자세만이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를 구해낼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사실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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